"백악관, 트럼프 韓대미투자 발표에 '알래스카 LNG 포함'"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10.01 03:16
미국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의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로이터=뉴스1 /사진=(페어뱅크스 로이터=뉴스1) 이창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발표할 한국의 대미(對美)투자 패키지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투자금 540억달러(약 74조원)가 포함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사업성 등을 이유로 아직 참여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사업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모양새인 만큼 향후 한미 간 진통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한국의 대미투자 계획에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사업과 8개의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 텍사스주의 6GW(기가와트)급 발전 시설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알래스카 LNG 사업에 한국이 540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식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미투자 프로젝트 발표를 예고하면서 알래스카 LNG 사업과 원전 사업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한 가운데 백악관 당국자가 이를 확인한 것이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알래스카주 북부 노스슬로프의 프루도베이와 포인트톰슨 원유·가스전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를 약 1300㎞의 가스관을 통해 알래스카 남부 해안 앵커리지로 운송해 액화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 LNG를 장기 수출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상업적 타당성이 없다며 엑손모빌 등 대형 에너지 기업들은 10년 전 발을 뺐다.

우리 정부는 지난 22일 국회에 대미투자 계획을 보고하면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1호 프로젝트로 확정했을 뿐이고 알래스카 LNG 사업과 원전 사업은 추가 협의가 필요한 과제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8일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다시 얘기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악관 당국자의 발언을 보면 한국 정부의 이런 입장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와 원전 사업을 이날 발표 내용에 포함하는 데 더해 알래스카 LNG 사업에 구체적으로 540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까지 발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해 미국과 체결한 양해각서(MOU)와 한미전략적투자특별법에 투자처는 양국 협의를 거쳐 미국 대통령이 선정하도록 돼 있다. 알래스카 사업에 의지를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발표해도 막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미 정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경합주로 분류되는 알래스카 표심을 의식해 한국의 알래스카 LNG 투자를 못 박을 가능성이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후 3시30분으로 예정된 발표 현장에는 공화당 소속 알래스카주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강조하는 일련의 경제·투자 협정의 일환이자 이란 전쟁과 고유가에 대한 유권자 우려 속에서 자신의 경제 성과를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특히 알래스카 LNG 사업은 민주당의 메리 펠톨라 후보와 맞서는 공화당 현직 댄 설리번 상원의원의 재선을 도모하는 시점에 발표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국은 지난해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과 20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등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