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만에 4㎞ 급강하…"부기장이 기장 찔렀다" 아수라장 된 여객기

조한송 기자
2026.10.01 08:17

승객 제지로 참사 면해, 총선 앞둔 이스라엘 안보 불안 '최고조'

[두바이(아랍에미리트)=AP/뉴시스]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에 30일 플라이 두바이 항공기 1대가 착륙해 있는 옆으로 또다른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이날 오전 플라이 두바이 항공기 1대가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중 방향을 틀어 사우디아라비아에 착륙한 데 이어 또다른 항공기 1대도 텔아비브로 가던 중 두바이로 회항했다. 2026.09.30. /사진=유세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출발해 이스라엘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항공 여객기에서 부조종사가 고의로 추락을 시도했으나, 승객과 승무원의 신속한 제지로 대참사를 면했다. 이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무사히 당초 목적지였던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해당 사고는 부조종사가 기장을 찌르고 30초도 채 되지 않아 제트기를 거의 1만4000피트(약 4.2km) 급강하시키면서 시작됐다.

부조종사 추락 시도에 피투성이 사투… 승객 제지로 사우디 안전 착륙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승객과 승무원이 조종실에 진입, 부조종사를 제압한 덕분에 또 다른 조종사가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에 여객기를 안전하게 비상 착륙시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승객들은 대체 항공편을 타고 원래 목적지였던 이스라엘에 무사히 도착했다.

플라이두바이는 두바이와 텔아비브 간 왕복 항공편을 매일 운항하고 있으며 이 노선은 특히 이스라엘 국적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승객 대부분은 이스라엘 국적자로 총 17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실에 따르면 인도 국적의 기장은 부조종사의 공격을 받아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쓰러져 있다가 가까스로 조종실 문을 여는 잠금 해제 버튼을 눌렀다. 이에 조종실로 진입한 승객들은 부조종사가 비행기 조종반을 미친 듯이 내리치고 있는 것을 발견, 공격자를 제압했다.

이후 마침 승객으로 탑승한 비번 조종사 2명이 조종간을 넘겨받아 기체를 간신히 안정시켰다. 탑승객들은 이번 일을 기적이라고 묘사하며 대참사를 막기 위해 벌인 긴박했던 사투를 회상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공격자의 범행 동기는 여전히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글로벌 항공 보안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켰고 이스라엘이 자국으로 비행하는 조종사들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사건을 "중대한 보안 사고"로 규정하며 사우디 당국이 부조종사를 심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행기가 비상 착륙한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 공항은 두 조종사가 부상으로 입원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네타냐후와 이 사건에 대해 길게 대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설명하며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비비(네타냐후)에게서 들은 이야기다"고 덧붙였다.

(예루살렘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월 19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3.19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예루살렘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부조종사 신원 혼선 속 UAE "성급한 억측 자제"… 총선 앞둔 이스라엘 안보 민감도 '최고조'

이스라엘 언론은 이번 사건에 대해 엇갈린 보도를 내놨다. 일부 매체는 조종사가 고의적인 자살 시도의 일환으로 여객기를 추락시키려 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매체는 초기 조종사들의 신원을 오만 및 UAE 국적자로 파악한 반면,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국적자라고 보도한 곳도 있었다.이 가운데 이스라엘 채널16 방송은 동료 조종사의 증언을 토대로 문제의 오만 국적의 부조종사가 평소 종교적 극단주의자 성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UAE 정부는 플라이두바이 사건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두바이 국영 항공사인 플라이두바이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성급한 억측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UAE 민간항공청(GCAA)은 해당 항공기가 "통제된 보안 사고를 겪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총선(10월 27일)을 앞두고 있는 이스라엘의 안보 우려를 고조시켰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테러는 그 어떤 합의도 맺어서는 안 되는 악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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