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당장 해결되더라도 고갈된 전 세계 원유 및 정제유 재고를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는 최대 2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주요국들의 비축유 방출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석유 공급망의 기초 체력이 바닥났다는 지적이다.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에너지 인텔리전스 포럼' 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오늘 당장 완전히 재개방된다고 해도 그간 고갈된 글로벌 원유 및 정제유 재고를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최소 1년에서 최대 2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나세르 CEO는 현재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공급 시스템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 상업용 원유 재고가 60억 배럴 미만으로 떨어졌고 즉시 가동 가능한 여유 물량은 공포스러울 정도로 얇아진 상태"라며 "각국의 비축유 방출 조치는 일시적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나세르 CEO는 이번 사태에 대해 "내가 석유 업계에 몸담은 이래 가장 심각한 공급 충격"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차질 여파가 이토록 광범위하고 오랫동안 이어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해로 이어지는 사우디의 '동서 파이프라인'을 통한 우회 수송이 없었다면 브렌트유 가격은 이미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사우디의 파이프라인 가동으로 최악의 유가 발작은 면했지만 정제유 재고 고갈과 물류 병목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고유가 추세와 시장 변동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