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은 티벳, 사용은 광둥…2700㎞ 전력망 건설하는 중국

왕양 기자, 안재용 기자
2026.10.11 06:00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중국, 서전동송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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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웨직류프로젝트 노선도. /사진=선전시 정부 포털사이트 번역

중국이 티벳 동남부에서 생산한 전력을 약 2700㎞ 떨어진 웨강아오다완구(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까지 보내는 초장거리 전력망 건설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자원이 풍부한 서부와 전력 수요가 집중된 동부를 연결하는 이른바 '서전동송'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짱둥난(티벳 자치구 동남부)~웨강아오다완구 ±800kV(킬로볼트) 특고압 직류송전 프로젝트(짱웨직류프로젝트)'는 총연장 약 2681㎞, 총투자액 약 532억 위안(약 10조 9060억 원), 정격 송전용량 1000만kW 규모로 건설된다.

지난 달 29일 윈난 구간이 전면 착공하면서 시짱~광둥 간 전체 송전망 건설이 본격적인 시공 단계에 들어갔다. 지난 1월에는 광둥성 후이저우에서 전 구간 첫 기초 공사가 시작됐고, 6월에는 시짱 린즈시 차와룽향에서 차위 변환소 공사가 착공됐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6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승인을 받았으며 오는 2029년 전면 가동되면 티벳 동남부 청정에너지 생산기지에서 매년 430억kWh 이상의 전력을 웨강아오다완구로 보낼 예정이다.

왜 티벳에서 만든 전기를 2700㎞ 떨어진 광둥까지 보내나…'자원-수요 불일치'

중국의 에너지 생산과 소비 지역은 서로 떨어져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중국 중동부 지역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70% 이상을 차지하지만 에너지 생산량은 30%에도 못 미친다. 반면 석탄과 수력, 풍력, 태양광 등 에너지 자원과 주요 에너지 기지는 서부·북부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다. 산업과 인구가 밀집한 동부 연해 지역의 전력 수요와 에너지 생산지역이 분리된 구조가 중국이 장거리 송전망을 구축해온 배경이다.

서전동송은 중국이 에너지 생산과 전력 수요의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한 대규모 전략 프로젝트다. 2000년 서부대개발이 시작된 이후 서부 지역의 석탄과 수력 등 에너지 자원을 전력으로 전환해 동부 연해 지역으로 보내는 사업이 본격화됐다. 이후 특고압 송전 기술이 발전하면서 서부·북부의 대규모 발전기지와 동부 전력 수요지역을 연결하는 국가 차원의 전력 자원 배분 체계로 확대됐다.

이번 짱웨직류프로젝트도 같은 구조다. 티벳 동남부는 수력과 풍력,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자원이 풍부하지만 현지에서만 소비하기에는 전력 수요보다 발전 잠재력이 크다. 반면 광둥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밀집해 대규모 전력 수요가 지속되는 지역이다. 티벳에서 생산한 전력을 현지에만 공급하기보다 장거리 송전망을 통해 수요가 큰 지역으로 보내는 방식이 효용이 크다는 게 중국의 판단이다.

티벳 동남부의 청정에너지 개발은 발전소 건설과 송전망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규모 발전원이 들어서더라도 이를 소비할 수 있는 전력망이 없으면 생산된 전력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짱웨직류프로젝트와 연계된 '수력·풍력·태양광 일체화' 청정에너지 발전기지 투자도 실시된다. 약 30조 7500억 원 규모다. 발전원과 송전망이 함께 확대되는 구조다. 송전 전력은 100% 청정에너지로 구성되며, 완공 후 연간 약 1200만 톤의 석탄 사용을 대체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3300만 톤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룽둥~산둥 ±800kV 특고압 직류송전 프로젝트/사진=중국 국가전력망공사

2681㎞ 전력망…장거리에 따른 송전 손실은 어떻게 줄이나

문제는 송전 손실이다. 티벳에서 광둥까지 전력을 보내는 과정에서 손실을 막기는 어렵다. 전선의 저항 때문에 전류가 흐르는 과정에서 일부 전력이 열에너지로 소모되서다.

특고압 직류송전은 이같은 장거리·대용량 송전에 적합한 방식이다. 송전 전압을 높이면 같은 규모의 전력을 보낼 때 필요한 전류를 낮출 수 있어 선로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교류송전과 달리 장거리 송전에서 발생하는 동기 안정도 문제의 영향을 받지 않아 대용량 전력을 먼 거리까지 보내는 데 유리하다.

중국에서 이미 운영 중인 일부 ±800kV 특고압 직류송전 사업의 선로 손실률은 약 2.7~6.5% 수준이다. 아직 건설 중인 짱웨직류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송전 손실률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존 특고압 직류송전망과 마찬가지로 장거리 송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핵심 기술 과제 가운데 하나다. 중국의 특고압 직류송전 기술은 ±800kV를 넘어 ±1100kV까지 발전했다.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1100kV 특고압 직류송전은 경제적 송전 거리를 3000~5000㎞까지 늘리고 1000㎞당 선로 손실을 약 1.5%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짱웨직류프로젝트는 4단자 ±800kV 특고압 유연직류송전 프로젝트로, 티벳 창두와 린즈, 광둥 광저우와 선전에 각각 변환소를 설치해 전력을 주고받는 구조다. 단순히 한 지역의 발전소와 한 지역의 소비지를 직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역의 전력망을 연결해 대규모 청정전력을 유연하게 배분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전동송'에서 '전국 전력망'으로…中 에너지 지도를 바꾸다

중국의 서전동송은 전국적인 전력 자원 배분 체계로 확대되고 있다.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중국은 46개의 특고압 송전 통로를 가동하고 있으며, '서전동송' 송전능력은 3억 4000만kW를 넘어섰다. 대규모 특고압 송전망을 통해 지역 간 전력 수급을 조절하고 전국 단위의 전력 자원 배분 능력을 높이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이런 대규모 전력망의 필요성을 더욱 키운다. 풍력·태양광은 일조량과 바람이 풍부한 지역에 대규모 발전기지를 조성하기 유리하지만 전력 수요가 항상 발전지역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수력 역시 대형 발전소가 들어설 수 있는 지역과 산업·인구가 밀집한 지역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중국은 이에 따라 서부·북부의 대규모 발전기지와 동부의 전력 수요지를 송전망으로 연결하고 지역 간 전력 수급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전력망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이 생산지역과 소비지역의 공간적 불일치를 인프라로 해결하는 방식은 전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천연가스는 '서기동수(서부 지역 가스를 동부 지역으로 수송)', 석탄은 '북탄남운(북부 지역 석탄을 남부 지역으로 운송)'을 통해 생산지역의 자원을 주요 소비지역으로 이동시켜왔다. 공통점은 자원과 수요가 같은 지역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서 출발해 대규모 인프라로 지역 간 격차를 연결하는 것이다.

딩스치 광난현 인민정부 부현장은 지난달 29일 중국 윈난성 원산주 광난현에서 열린 '짱웨직류프로젝트 14표 구간 착공 동원 및 첫 기초 시험 시공식'에서 "짱웨직류프로젝트는 중국의 '서전동송' 전략의 핵심 송전망이자 '14차 5개년 계획' 기간 중점 에너지 사업으로, '탄소 정점·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중대 프로젝트다. 광난현과 푸닝현 2개 현 8개 향·진을 지나며 광푸 구간 건설에 약 1840억 원이 투입된다"며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서남부의 청정에너지를 웨강아오다완구로 보내 에너지 자원 배치를 최적화하고 전력 공급을 보장하는 동시에 연선 지역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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