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026 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 연방 재정적자가 2조달러(약 2675조 6000억원)에 육박했다.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사상 최대로 불어난 이자 비용과 복지 지출 증가가 겹친 영향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번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1조990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조7800억달러보다 약 2170억달러(12%) 늘어났다.
올해 재정적자는 코로나19 대응 지출이 몰렸던 2021 회계연도에 2조7700억달러를 기록했던 이후 가장 많다. 역대로는 세 번째 규모다.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이른다. 블룸버그 통신은 "실업률이 비교적 낮은 시기에 이 정도 비율은 이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이자 비용이 적자 확대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순이자 지급액은 전년 대비 814억달러 늘어난 1조50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 급등과 더불어 정부 부채도 늘면서 이자 비용이 불어났다. 복지 지출도 늘었다. 사회보장 지출은 지난해보다 864억달러 늘어난 1조6700억달러, 메디케어는 760억달러 늘어난 1조700억달러였다. 국방비는 6% 늘어난 9170억달러로, 480억달러 증가했다.
반면 관세 환급으로 순관세 수입은 줄었다. 순관세 수입은 지난해 11% 줄어든 약 1730억달러로 220억달러 감소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 관세의 상당 부분을 무효로 판결하면서 올해 1450억달러가 환급됐기 때문이다.
세입은 5조400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5조2400억달러보다 3% 늘었다. 세출도 7조4000억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지난해 7조1000억달러보다 6% 늘어난 규모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생산성 향상으로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부채 곡선을 빠르게 꺾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4일 "AI가 성장이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필요한 조정을 충분히 빨리 이뤄 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같은 날 "미국 적자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립 스웨이글 미국 의회예산국(CBO) 국장 역시 지난 8일 "성장만으로 부채 수준을 안정시키는 구상은 그럴듯하지 않다"고 말했다. CBO는 지난 2월 미국 부채의 GDP 대비 비율이 2030년께 106%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1946년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사상 최고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출 확대 구상을 계속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비를 약 5000억달러 늘리자고 요구했고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지키면 모든 미국인에게 5000달러를 주겠다고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