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11월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주요 경제 성과로 내세우고 있지만, 오히려 공화당 텃밭까지 위기에 몰아넣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한국과 대만의 투자가 확정되지 않는 등 유권자들이 트럼프 행정부 및 공화당의 공약 실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19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한국·대만 정부 발표와 전문가 분석 등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중간선거 격전지로 부상한 '공화당 텃밭' 알래스카에서의 승리를 위해 LNG 사업 투자 유치 등 각종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런 전략이 지지층의 투표 참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국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54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13일에는 알래스카 와실라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유세 행사에서 한국에 이어 대만도 이 프로젝트에 44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 관련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으로 확정된 합의는 없다고 발표했다. 대만도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투자 확정' 주장과는 다른 입장을 내놨다.
대만 정부는 국영 석유 기업인 대만중유가 미국 측과 알래스카 LNG 구매 및 투자 의향서를 체결하고 1년6개월 동안 관련 협상과 사업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계획은 LNG 생산 이후 연간 600만톤을 구매하고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관련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한다. 알래스카 LNG 구매에는 긍정적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44억달러 투자 관련 실제 투자 구조나 조건은 추가 협상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가 핵심 지지층도 공약 못 믿는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알래스카의 숙원 사업인 LNG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관련 한국과 대만의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과 대만 정부는 그의 발표와 달리 신중하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관련 발표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뿐 아니라 미국 국민 전체를 상대로 내놓은 다른 공약들도 이미 지켜지지 않았거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전했다.
빌 워커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비서실장을 지낸 스콧 켄달은 폴리티코에 "알래스카 사람들은 LNG 파이프라인 얘기에 피로감을 느낀다. 1980년대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부터 줄기차게 같은 공약을 들었지만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의 한 홍보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대부분이 공허하고 지켜지지 않아 유권자 상당수가 그를 그저 그런 정치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이 곧 끝나고 휘발유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계속 강조해 왔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실현되지 않았다"며 "공화당에 투표하면 5000달러를 주겠다는 약속도 매우 공허하게 들린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핵심 지지층조차도 이를 실제로 믿지 않은 분위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