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정위, 미국 기업에 '韓 기업의 21배' 과징금 부과해 차별"

정혜인 기자
2026.10.21 10:07

미 ITIF, 2016~2025년 공정위 과징금 부과 분석…
美 기업 평균 과징금 390억원, 한국 19억원 불과
외국 기업 과징금 중 美 81% 이상인데 中 1% 미만…
"韓 규제 및 집행, 무역법 301조 기반 조사 확대해야"

/로이터=뉴스1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0년간 미국 기업에 부과한 평균 과징금이 한국 기업의 21배에 달했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미국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에 따라 한국의 미국 기업 차별 행위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19일(현지시간) '미국 혁신 기업이 직면한 한국의 경쟁법상 제약'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공정위가 2016~2025년 미국 기업에 부과한 평균 과징금이 약 390억원으로 같은 기간 한국 기업(19억원)과 다른 외국 기업(24억원)의 평균 과징금보다 각각 21배, 16.6배 많았다고 지적했다.

ITIF는 한국 공정위가 2016~2025년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 자료 3157건을 분석해 영어와 한국어로 된 보고서를 이날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분석 대상의 과징금 총액은 명목 금액으로 약 6조6875억원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205년 가치로 환산한 실질 금액은 7조5966억원에 달했다.

ITIF는 미국 기업 전체 과징금의 87%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사건이라며 퀄컴(2017년 1조2000억원), 구글(2021·2023년, 3000억원), 쿠팡(2024년 1660억원) 등이 3개 기업의 과징금이 분석 기간 미국 기업 과징금 총액(1조7600억원)의 96.5%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국 대형 기술 기업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를 바로잡는 '시정 명령'과 관련 높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그러나 한국 재벌기업은 (미국 기업보다) 훨씬 더 엄중한 형사 고발 건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며 주장했다. ITIF는 삼성·LG·현대자동차·SK 등 4개 그룹과 그 계열사를 재벌기업으로, 나머지 기업들은 비(非) 재벌 기업으로 분류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재벌기업 평균 과징금은 140억원, 비재벌 기업은 16억원으로 미국 기업보다 적었다.

/사진=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보고서

ITIF는 또 한국의 과징금 부과가 중국보다 오랜 전략적·경제적 관계인 미국 기업에 집중됐다며 "중국과의 기술 경쟁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미국 기술 기업들이 차별적이고 수탈적인 규제 정책을 준수하기 위해 혁신에 투입할 인력과 자본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 기업의 전체 과징금 중 중국의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81% 이상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이번 분석이 "한국이 미국 주요 기술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는 미국 기술 기업 이외 한국 소비자, 미국 수출업체, 한국 중소기업 모두에 피해를 준다"며 "한국의 규제와 집행에 대한 더 광범위한 (무역법) 301조 조사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 무역대표부(USTR)가 먼저 301조 조사를 통해 한국에 행동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며 "만약 변화가 없으면 관세를 넘어선 한국 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기타 무역상 혜택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무역법 301조는 외국의 불공정 및 차별적 무역 관행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관세 부과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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