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중국 지지"…파키스탄, 대만 항공사 영공 통과 금지

윤세미 기자
2026.10.28 20:55
대만 국적 에바항공 로고/사진=에바항공 웹사이트

파키스탄이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며 대만 국적 항공사들의 자국 영공 통과를 금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블룸버그에 "항공 당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따른다. 중국 본토 항공사만 허용된다"며 "중국 항공사에만 파키스탄 영공 통과를 허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대만 국적인 중화항공과 에바항공은 25일 오전부터 파키스탄 영공을 우회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대만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가운데 파키스탄의 이번 조치가 아시아에 새로운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통일을 통해 통제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언 총 싱가포르국립대 정치학과 부교수는 "중국은 더 많은 국가가 대만에 압박을 가하도록 해왔다"며 "파키스탄은 중국의 가장 가까운 협력국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1951년 대만과의 공식 외교 관계를 끊으며 중국과 관계 강화를 택했다.

중국 우방국들이 대만을 고립시키려는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에는 세이셸, 모리셔스, 마다가스카르 등 친중 성향 아프리카 3개국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 전용기의 영공 통과를 막으면서 총통의 에스와티니 방문 일정이 취소된 바 있다. 케냐는 6월 자국에서 개최되는 학술대회에 참석하려던 학자들의 대만 여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파키스탄의 영공 제한은 대만 항공사들에 비용 부담을 안길 전망이다. 중화항공과 에바항공은 파키스탄 영공을 이용해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항공편을 운항해왔다. 러시아 영공으로 우회할 경우 비행시간이 늘고 연료비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웬티 숭 애틀랜틱카운슬 비상임연구원은 파키스탄의 이번 조치에 대해 "파키스탄 경제에 스스로 손해를 입히는 일"이라며 "중국의 압박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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