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캔자스·오하이오 뒤집은 민주당…상원 탈환 주역은

백소희 기자
입력 2026.11.04 16:26 수정 2026.11.04 16:27

[美 중간선거]
텍사스 1988년 후 첫 민주당 상원의원
고물가·관세 집중 비판…중도층 지지 흡수

제임스 탈라리코가 2026년 11월 3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서 미국 중간선거 승리 후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3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탈환에 성공하며 이른바 '블루 쓰나미'를 일으켰다. 특히 공화당 아성으로 꼽히던 중남부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잇따라 승리하며 상원 지형을 뒤흔들었다. 민주당 후보들은 종교·직업적 이력을 내세워 보수층에 다가가는 한편 고물가와 관세 정책을 비판하며 중도층·라틴계 표심을 공략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텍사스주에서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당선되면서 1988년 이후 처음으로 텍사스를 대표하는 민주당 상원의원이 나온다. 탈라리코 당선인은 공화당의 켄 팩스턴 후보를 19.4%포인트의 큰 격차로 꺾고 당선을 확정했다.

텍사스는 1980년대 후반 이후 연방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 우세가 이어진 대표적 보수 텃밭이다. 장로교 신학생 출신인 탈라리코 당선인은 종교적 가치와 진보 정책을 결합한 선거 전략으로 보수 유권자들에게 접근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는 생활비 부담과 주거비 상승을 핵심 의제로 내세웠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초부유층과 정치권의 유착이 경제적 어려움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젊은층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가 두드러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유권자 중 약 40%를 차지하는 중도층에서 높은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라틴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이민 정책 등을 둘러싼 공화당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면서 민주당으로 표심이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이외에도 △아이오와 △캔자스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공화당이 보유하던 상원 의석들을 잇달아 탈환했다.

캔자스, 30세 미만 80%가 민주당 투표

캔자스주 상원의원 민주당 후보 아담 해밀턴이 2026년 11월 3일 미국 캔자스주 오버랜드 파크의 메리어트 호텔 호텔 스위트룸에서 선거 결과에 반응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캔자스에서도 이변이 연출됐다. 애덤 해밀턴 민주당 후보는 연방 상원에 처음 출마해 당선했다. 민주당이 캔자스 상원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1932년 이후 처음이다. 해밀턴 당선인은 미국 최대 규모 연합감리교회인 '부활의 교회'를 세운 목사 출신이다. 과거 공화당 지지 이력이 있지만 이번에는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다.

젊은층과 중도층 표심을 흡수한 것이 이번 승리의 결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해밀턴 당선인은 식료품 가격·에너지 비용·의료비 부담을 핵심 의제로 제시하며 중도층과 온건 공화당 유권자를 공략했다. AP통신에 따르면 30세 미만 유권자 약 80%가 해밀턴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캔자스의 중도 성향 유권자 약 70%가 해밀턴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18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이 탄생했다. 민주당의 로이 쿠퍼 당선인은 두 차례 주지사를 지낸 지역 중진 정치인이다. 쿠퍼 당선인 역시 선거 과정에서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 문제를 집중 부각하며 중도층 표심을 공략했다. 반면 상대인 공화당의 마이클 와틀리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중도층 확장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인 로이 쿠퍼가 2026년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후 선거 밤 집회에서 지지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JD 밴스 부통령 자리 민주당 차지

오하이오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상원의원직을 사임하면서 발생한 공석을 민주당의 셰로드 브라운 후보가 탈환했다. 오하이오는 한때 '대선 풍향계'로 불렸던 대표적 경합주였지만 2016년 이후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기울었다.

브라운 당선인은 2024년까지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대표적인 암호화폐 회의론자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는 미국의 암호화폐 정책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으로도 주목받았다. 실제로 브라운 후보의 상대 진영에는 친암호화폐 정치활동위원회(PAC)가 800만 달러 규모의 선거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오와에서는 민주당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상원 선거 승리를 거뒀다. 당선된 조시 튜렉 후보는 선천성 척추갈림증을 안고 태어난 패럴림픽 휠체어 농구 금메달리스트 출신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의사 출신인 애니 앤드루스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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