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 경유 수입' 무산되나…"유조선 3척 중 2척 회항"

남형도 기자
입력 2026.11.05 11:12 수정 2026.11.05 11:12

"민주당 의회 장악 전부터 항로 변경…러시아의 세계 경제 재편입 쉽지 않을 듯"

미 캘리포니아주 밀밸리의 한 주유소 주유 가격판 하단에 9월10일(현지시각) 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러시아산 경유 수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러시아산 경유를 싣고 미국으로 향하던 유조선 세 척 중 두 척도 이미 항로를 바꿨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산 경유를 싣고 미국으로 가던 유조선 레루오호는 목적지를 브라질로 바꿨다. 미국으로 향하던 러시아 유조선 탈리스만호도 항로를 바꿔 지중해로 진입했다. 목적지는 '주문 대기'로만 표시 중인데 정해지지 않았단 의미다. 세 번째 유조선인 아기오이 파난데스호만 미국으로 향하는 중이다.

두 선박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함에 따라 러시아산 경유를 싣고 대서양으로 가던 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치러진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유 가격을 낮춰 유권자 지지를 확보하려 했다.

미국 내 경유 수급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미국 주유소 경유 가격은 갤런당 6.27달러로, 역대 최고치였던 9월 수준에 가깝다. 미국 경유 재고는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1억 배럴 아래로 떨어졌다. 공급 부족은 미국 경제의 동맥 역할을 하는 경유 가격 상승을 더 부추길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산 경유 수입에 반발한 바 있다. 불법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중간선거서 민주당이 상·하원 의회를 모두 장악하며 역풍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당 소속 미키 셰릴 뉴저지 주지사도 뉴욕항 화물의 하역 거점인 뉴저지주 항만 운영 업체에 "러시아산 경유를 실은 유조선은 입항을 거부해야 한다"며 "이를 어길 경우 강력한 제재를 받을 것"이라 경고했다.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의 맷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구매자들이 규제와 대러시아 제재 문제를 우려해 구매를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세 번째 유조선 역시 미국행 항로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유조선 운영업체 톰의 야코브 멜드가르드 최고경영자(CEO)는 "의회가 민주당에 넘어가기 전부터 유조선이 항로를 바꾼 건 러시아를 세계 경제에 다시 편입시키는 게 어렵단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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