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뉴욕증시 전반의 투매 현상에도 불구하고 75억달러(약 10조2000억원) 규모의 우량 투자등급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채권 발행에 나선 것이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채권 발행에서 투자자 주문액은 약 310억달러로 발행 규모의 4배를 넘었다.
애플의 이번 채권 발행은 지난 며칠 동안 미국 시장에서 빅테크 기업이 5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쏟아낸 데 이어 진행됐다. 특히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완승하면서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설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하는 가운데서 이뤄졌다.
애플은 신용평가기관인 S&P 글로벌 레이팅스로부터 'AA+'의 신용등급을 받았다. 이번 채권 발행은 지난해 5월 45억달러를 조달한 뒤 1년 6개월만이다.
7개 만기로 구성된 이번 발행 트랜치 중 가장 장기물인 2036년 만기 채권의 발행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 대비 가산금리가 0.55%포인트(p)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0.65%p)를 비롯해 메타(1.6%p), 오라클(3.1%p) 등이 발행한 유사 만기 채권의 가산금리 대비 낮은 수준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플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포함한 기업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초대형 IT 기업들이 AI 인프라에 폭발적인 지출을 이어가는 와중에서도 애플은 새로운 폴더블폰 출시 등 제품 개발에 집중해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로버트 쉬프먼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채권시장 복귀는 단순한 자금 조달 목적이라기보다는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애플에 있어 주주 환원은 경쟁사들이 직면한 대규모 AI 인프라 지출보다 여전히 자본 배분의 더 높은 우선순위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S&P500 지수는 4.4% 급락했으며 애플 주가도 1.7% 하락했다. 우량 회사채의 부도 위험에 대비한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 가격인 CDS 프리미엄은 최대 5.9%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