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와 무디스(Moody's)가 내년 한국 정부 예산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피치는 반도체 업황이 정상화되면 재정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일시적 세수 증가를 잠재성장률 반등으로 연결해야 한단 제언이다.
피치는 9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2027년 정부 예산안의 재정성과가 기존 예상보다 강할 것(Stronger fiscal outcomes than previously expected)으로 전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올해 3.9%에서 내년 0.1%로 개선되고 통합재정수지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1.9% 흑자를 기록하는 등 재정수지가 크게 개선(significant improvement in fiscal performance)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국가채무비율은 48.3%로 피치의 기존 전망인 51.7%를 하회해 종전보다 안정적인 경로(more favourable debt trajectory)로 예상했다. 특히 미래대응기금이 경기변동에 따른 재정수입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고 AI(인공지능)·반도체 등 전략산업 투자가 생산성과 성장 잠재력을 높여 고령화·저출생에 따른 중기 성장 제약을 완화할 수 있다고 봤다.
피치는 "최근의 세수 증가가 AI·반도체 호황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향후 반도체 업황 정상화 시 재정적자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시적 세수 증가를 생산성과 잠재성장률 제고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무디스도 지난 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7년 예산안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중심의 반도체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세수 확대로 재정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대응기금 중 일부를 국채 순발행 축소에 활용하는 것은 정부 레버리지를 억제한다는 점에서 신용등급에 긍정적(Credit supportive)이라고 봤다.
향후 확대된 지출을 계획대로 조정하고 전략산업 투자가 생산성·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지 것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와 무디스는 이례적으로 우리나라 내년 예산안의 재정건전성 제고 및 미래성장 투자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정부는 앞으로 주요 신용평가사 및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우리 재정정책과 중장기 성장전략을 적극 설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