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병 지속 압박…"정당화할 수 없는 침략범죄"
시민단체들 "국익이 생명 앞설 수 없어…즉각 파병 거부해야"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 병력과 자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6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각계 인사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민중행동과 대한불교조계종, 참여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은 침략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서는 안 되며 그 어떠한 형태로도 파병을 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경찰 추산 약 150명의 집회 참가자가 모였다. 참가자들은 한데 모여 "No War, No Trump"(전쟁도 트럼프도 반대한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성명에는 인권·노동·종교 등 총 601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이번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돼 국제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침략범죄"라며 "우리나라 헌법 제5조는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경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은 "국익이라는 이름이 생명보다 앞설 수는 없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병 요구를 즉각 중단한 뒤 한국 국민에게 사과하고 이재명 대통령은 좌고우면할 것이 아니라 즉각 파병 거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국제법을 위반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란이 한국군 파병 시 보복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를 단행하는 것은 섶을 지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모든 전쟁에 반대해야 할 대한민국 정부가 파병을 고민한다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관세 폭탄으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실제 폭탄으로 이란 민중을 학살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단호하게 '노(No)'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 후 '미국의 침략전쟁에 파병말라', '침략을 멈춰라 전쟁을 멈춰라' 등이 쓰인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미국 대사관 앞부터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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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미국을 돕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공개적인 불만을 거듭 나타냈다. 지난달 3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한국을 예로 들며 미국이 한국을 돕고 있지만 이란 문제와 관련한 지원 요청에는 한국이 응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정부는 군사적 기여를 포함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 전날에는 국방부가 호르무즈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현지조사단을 파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