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루웨이브 덮친 외환시장…1360원대 환율 방향 가를 변수는

최민경 기자
입력 2026.11.08 13:03 수정 2026.11.08 13:03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4.11(6.02%)포인트 하락한 5059.69를 코스닥 지수는 34.14(5.03%)포인트 하락한 644.27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356. 50원을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8% 넘게 폭락하며 매매 거래가 2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가 해제된 이후에도 급락세가 지속되며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가 장 중 5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6일 이후 9개월만이다. /사진=조현호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블루웨이브'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60원대로 올라섰다.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가 인공지능(AI) 투자와 반도체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와 원화 약세로 번졌다. 향후 AI 투자심리와 외국인 자금 흐름, 미국 물가가 환율의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6일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4.5원 오른 1356.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상승폭은 지난 5월12일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장중에는 1360원대를 넘어섰다.

미국의 AI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가 환율을 밀어올렸다.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증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했다. 데이터센터 가동이 늦어지면 AI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이 커졌다.

달러화는 미국 중간선거 직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력 약화와 성장 둔화 가능성을 반영해 약세를 보였지만, 이후 AI 투자 불안에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유입돼 반등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2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02선을 넘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강화된 점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특히 반도체 공급망에 깊이 편입된 한국에선 수출 전망에 대한 불안과 외국인 주식자금 이탈이 원화 가치를 더 크게 끌어내렸다.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3조4000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지난 6일에도 약 2조8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6.02% 하락한 5059.69에 마감했다.

시장에선 AI 투자심리와 외국인 주식 수급이 단기 환율의 등락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말 외국인 배당금의 해외 송금도 단기 환율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씨티은행은 11월 말부터 12월까지 외국인 주식투자자의 배당 역송금 규모가 98억~12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몇 년간 통상적인 4~5월 배당 역송금 규모를 상당폭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는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높은 환율에선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유입돼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라는 판단이 우세하다.

중장기적으론 빅테크의 설비투자 총액과 반도체 주문이 줄어들지 여부에 따라 한국 수출과 원/달러 환율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용 위험 확산과 AI 투자 불안이 겹치면 안전자산 선호에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한미 금리차도 변수다.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된다면 원화 강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 성과급과 법인세 신고·납부가 집중된 내년 1분기엔 원/달러 환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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