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거짓말' 진선규가 악랄한 연기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25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 6회에서는 사토 신이치 역의 진선규가 펼친 '악의 연기'가 극적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100일의 거짓말'의 간판 빌런으로 매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인생 캐릭터 경신을 이룬 진선규다.
이번 방송에서 사토 신이치(진선규 분)는 양자인 사토 히데오(박진영 분)의 판단을 경계하는 한편, 과거 계암리 학살의 피해자 금석중과 대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사토 신이치는 뺨을 맞고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사토 히데오에게 "아주 잘했다"라고 말했다. 좀처럼 칭찬하지 않던 아버지의 인정이었지만, 그가 높이 평가한 것은 모욕을 당하고도 속마음을 숨긴 태도였다. 어린 태웅에게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지 말라'고 가르쳤던 과거가 겹쳐지며, 아들을 향한 칭찬에도 자신의 기준을 앞세우는 사토 신이치의 면모가 드러났다.
금서희로 위장한 이가경(김유정 분)을 둘러싼 당부에도 통제의 의도가 담겼다. 사토 신이치는 사토 히데오에게 금서희의 신뢰를 얻으라고 지시하면서도 "그 아이는 너를 믿어야 하지만, 넌 그래선 안 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사토 히데오의 어머니가 떠난 일까지 거론하며 아들의 감정과 관계를 자신의 뜻 안에 묶어두려 했다. 슬픈 듯한 얼굴로 아들을 바라보다 담담하게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에는 아버지의 상처와 상대를 통제하려는 태도가 겹쳐졌다.
부자 사이의 균열은 기송관 공사 현장 방문 이후 더욱 선명해졌다. 사토 신이치는 사토 히데오에게 "오늘 통역, 제대로 한 거냐"라고 물었다. 이어 사토 히데오가 "왜 아닐 거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되묻자 "너를 믿는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아들의 행동부터 확인하는 질문은 오히려 그 믿음에 의문을 남겼다.
이어 사토 신이치는 사토 히데오에게 인부들의 노동시간을 매일 한 시간씩 늘리라고 지시했다. 그는 사토 히데오가 "아버지"라고 부르며 말을 꺼내자 이를 끊었다. "이건 명령이다, 사토 통역관"이라는 단호한 말로 아들의 이견을 차단했다. 자신이 이루려 하는 뜻 앞에서는 가족 관계조차 미루는 사토 신이치의 냉혹함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사토 신이치의 냉혹함과 악랄함은 금석중(감우성 분)과 대면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사토 신이치는 13년 만에 자신을 마주한 금석중이 옛 이름인 '이시카와 노부유키'를 부르며 학살의 책임을 묻자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난 정당한 임무 수행 중이었다"라면서 평화적인 만세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했다. 또한 무죄 판결까지 앞세워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가족과 이웃을 잃은 피해자의 절규 앞에서도 죄책감은 찾아볼 수 없는 사토 신이치였다.
이어 사토 신이치는 갑작스럽게 목소리를 높이며 금석중의 아내를 거론했다. "그 일이 너의 탓이란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나?"라는 말로 학살의 책임을 금석중에게 떠넘겼다. 마을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가해자가 살아남은 이의 죄책감을 파고든 것이다. 상대의 아픈 기억까지 무기로 삼는 사토 신이치의 비열함 그리고 잔혹함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후 총성이 들린 뒤에도 사토 신이치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동지 부부의 죽음을 금슬에 빗대어 언급하며 금석중을 자극했고, 분노와 절망으로 몸부림치는 상대를 차갑게 내려다봤다.
이어 "걱정하지 마, 나는 널 죽이지 않아"라는 말 뒤에 "너의 사인은…병사다"라고 덧붙였다. 죽음을 예고하면서도 자신의 책임은 남기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이후 후쿠다(김중희 분)가 금석중의 죽음을 급성 패혈증으로 처리했다고 보고하자 사토 신이치는 이를 당연한 사실처럼 받아들였다. 외신 보도로 문제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후쿠다에게도 금석중은 취조 중 병사했다고 못 박았다. 사람의 목숨뿐만 아니라 그 죽음이 기록되는 방식까지 결정하는 사토 신이치의 오만함, 죄책감 없는 모습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그 와중에도 사토 신이치는 아들을 향한 경계는 놓지 않았다. 금서희가 금석중의 시신을 봤다는 보고에 날카롭게 반응하던 사토 신이치는 사토 히데오도 함께 있었다는 말에 "히데오와?"라고 되물었다. 이어 금석중과 금서희의 성씨에 주목하고 13년 전 금석중의 신상명세서를 찾으라고 지시했다. 아들의 행적과 과거의 흔적을 동시에 살피는 집요함이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끌어올리는 한편,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번 6회에서 진선규의 열연은 사토 신이치의 잔혹함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학살자의 잔인함과 아들까지 의심하며 명령을 내리는 통제욕까지 소름돋는 연기력으로 빌런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였다. 의심, 분노, 반감 등의 감정을 차분한 표정과 목소리로 이어가는 '진선규표 악의 연기'는 '100일의 거짓말'의 전개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100일의 거짓말'의 흥행에 한 축을 담당 중인 진선규. 그의 활약에 앞서 25일 방송된 6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9.5%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진선규의 악랄한 호연이 담긴 '100일의 거짓말'의 다음 전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