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뉴진스는 언제 돌아오나요?"
팬덤뿐만 아니라 K-팝 시장의 궁금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질문의 무게가 점점 가벼워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트렌드는 생각보다 빨리 변하고, 대중은 쉽게 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빈자리는 어느덧 다른 K-팝 그룹들이 채워가고 있다.
하지만 뉴진스 팬덤들의 갈증은 커지는 모양새다. 그들이 소속사 복귀를 선언한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가고, 지난 10월29일은 뉴진스를 지탱하는 공식 팬덤인 버니즈가 탄생 4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뉴진스는 이 시기에 맞춰 이 날 공식 SNS를 통해 "Happy 4th Bunnies Day!"라는 글과 함께 하니, 혜인, 민지, 해린의 사진을 게재했다.
뉴진스가 마지막으로 앨범은 지난 2024년 6월 발표한 일본 싱글 ‘슈퍼내추럴’(Supernatural)이다. 이 직후 소속사와 긴 싸움에 돌입했고 음악 활동은 불가능했다. 이듬해 홍콩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NJZ라는 이름으로 신곡을 발표하고 무대를 꾸몄으나 반응은 미미했다. 결국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법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고, 법은 소속사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지난해 10월 뉴진스와 어도어의 계약이 유효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11월, 해린과 혜인이 어도어 복귀를 발표했다. 12월에는 하니가 돌아왔다. 하지만 다니엘은 어도어로부터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받았고, 지금은 거액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1년여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런데 왜 아직까지 뉴진스는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단정지어 이야기할 수 없지만, 민지의 거취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어도어는 그동안 다른 멤버들에 대해서는 소속사와의 관계 및 활동 방향에 대한 분명한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민지는 다르다. 아직 어도어와 뉴진스 활동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뉴진스의 복귀가 지체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솔솔 흘러 나오는 이유다.
이는 언론보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월, 어도어는 민지의 생일을 맞아 SNS에 ‘해피 민지 데이’라는 문구와 함께 민지가 쿠키를 만드는 과정이 담긴 사진을 여러 장 게재했다. 양측의 관계 개선의 신호라고 포착하고 연락을 취한 언론 매체들이 민지의 거취를 묻자 어도어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에서 협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해달라"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현재 별도로 드릴 수 있는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민지는 손편지를 통해 팬들에게 "버니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지만 분명 기회가 올 거니까. 항상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내줘"라고 전했다.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뉴진스의 새로운 활동인지, 앞선 사태에 대한 불만인지도 불분명하다.
지난 7월에 팬덤은 또 한번 들썩였다. 7월 22일 팀 뉴진스 공식 채널에는 데뷔 4주년 기념 스페셜 필름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민지, 하니, 해린, 혜인이 함께 등장했다. 어도어는 이 영상에 대해 "오랜 시간 기다려 주고 계신 팬분들과 데뷔일을 함께 축하하고 싶은 멤버들의 마음을 모았다"라며 "버니즈 여러분이 반가운 마음으로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석 달이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뉴진스 컴백은 요원하다.
다른 멤버들과 달리 민지가 아직 어도어와 손잡고 뉴진스 활동을 재개하는 것을 결정하지 못했다면, 그 의중이 궁금하다. 어도어와 민희진 전 대표가 여전히 법적 싸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일까?
하지만 하나씩 들려오는 소식은 민희진 전 대표 시절의 뉴진스에게는 불리하다. 29일에는 어도어가 뉴진스의 ‘디토’, ‘ETA’ 등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광고제작사 돌고래유괴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항소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서울고법은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을 내리며 "돌고래유괴단이 어도어에 10억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또한 민 전 대표와 함께 일하던 어도어 전 부대표는 하이브 재무정보 무단 반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이 부대표는 어도어로 이적하면서 하이브 내부망 접근 권한을 상실했음에도 시스템에 침입해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의 재무·회계 자료 51건을 내려받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5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2년 전, 뉴진스 사태는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었다. 당시 논란의 기자회견을 비롯해 여러 주장이 엇갈리며 대중은 혼란스러워 했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쉽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한 법원의 판단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 적잖은 대중이 피해를 호소하던 뉴진스와 민 전 대표에게서 등을 돌렸다.
하지만 팬덤은 다르다. 여전히 뉴진스를 지지하고 기다리는 이들이 적잖다. 다만, 그들은 ‘뉴진스의 주장’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어도어로 돌아오기로 한 그들의 새로운 노래와 무대를 기다리는 것이다. K-팝 걸그룹으로서 그들의 가치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은 그들의 편이 아니다. 조금씩 나이먹어가고 있고, 신규 그룹들은 쏟아진다. 지체되는 시간이 아까운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민지의 속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뉴진스에게 허락된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윤준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