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서울 주택공급 확대를 놓고 이어온 협상이 국토부 장관 교체라는 돌발 변수를 만났다. 용산공원 활용 여부에서 출발한 양측 논의가 캠프킴·탄천 등 대체부지와 재개발 용적률 상향 방안으로 구체화하던 시점에 협상 창구가 바뀌면서 공급계획 확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서울시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주 회동에 이어 이번주에도 만나 서울 주택공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장관 교체로 회동이 무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번 회동에서 탄천 등 대체 부지에 대한 정부 입장을 확인하고 공급규모와 추진방식을 구체화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후임 인선이 발표되면서 김 장관과의 추가 협의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새 장관이 기존 협의 내용을 이어받더라도 현안을 파악하고 공급 후보지별 타당성을 검토하는 데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협상의 출발점은 용산공원이었다. 정부는 서울의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도심 내 가용부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서울시는 국가공원인 용산공원의 역사성과 상징성, 공원 훼손 우려 등을 들어 공원 본체 부지를 주택 용도로 활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시는 대신 용산공원 인근 캠프킴 부지와 탄천물재생센터 일대 등을 대체 부지로 제시했다. 정부의 공급확대 요구에 반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후보지와 예상 공급물량을 내놓으면서 논의의 초점도 '공급 여부'에서 '공급장소와 방식'으로 옮겨갔다.
재개발 용적률 상향 문제에서도 양측은 접점을 모색하고 있었다. 서울시는 재개발 용적률을 기존보다 1.2배 높이는 방안을 건의했다. 이를 적용하면 서울시 정비사업을 통한 순증 물량이 기존 8만7000가구에서 13만가구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국토부도 서울시가 용적률 상향에 따른 정확한 순증 공급규모를 제시하자 수용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규제완화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얼마나 많은 주택이 추가 공급되는지 확인한 뒤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이처럼 공급 후보지와 정비사업 규제완화를 놓고 구체적인 물량까지 조율하던 상황에서 장관이 교체되면서 협상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새 장관이 기존 논의를 그대로 이어갈 수도 있지만 용산공원과 캠프킴, 탄천 등 후보지별 공급계획과 용적률 상향방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로서는 새 장관에게 그동안의 협의 과정과 대체 부지의 필요성을 다시 설명해야 한다. 국토부 역시 기존 협의안을 승계할지, 새로운 공급구상을 제시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연내 구체적인 공급방안을 확정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새 장관이 기존 협의 내용을 얼마나 빠르게 이어받느냐가 관건"이라며 "수개월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협상을 이어가면 지연을 줄일 수 있지만 공급 후보지에 대한 이견이 다시 부각되면 연내 합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