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 분사와 노동조합의 창사 이래 첫 총파업 예고, 공공주택 공급 실행력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도마에 오른다. 이성훈 사장 취임 후 첫 국감으로, 야당은 조직개편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와 이 사장의 최근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발언을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토위는 12일 LH 등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이재명 정부 첫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출신인 이 사장은 정부의 공급 확대 기조를 현장에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동시에 분사를 둘러싼 내부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국감장에 선다.
이날 국감의 최대 쟁점은 LH를 개발과 주거복지 기능으로 나누는 조직개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택지개발·주택건설을 맡는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거복지·자산관리 등을 담당하는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리하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인력과 자산·부채 배분 등 세부 방안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국감에서는 분사가 실제 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는지, 개발과 주거복지 기능을 나눈 뒤 사업 연계와 재무 부담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 과정의 의사결정 지연과 인력 재배치가 착공·입주 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할 대책도 검증 대상이다.
특히 노조의 총파업 예고는 분사 논란을 공급 차질 우려로 확대하는 변수다. 노조는 충분한 협의 없이 조직 분리를 강행할 경우 총파업을 포함한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으로, 실제 파업이 이뤄지면 2009년 LH 통합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 사장과 노조는 지난달 30일 첫 교섭을 진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야당은 이 사장의 갈등 조정과 조직 관리 능력을 따지는 한편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사업 일정과 입주민 서비스를 유지할 대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대출을 계속 6억원씩 해주고 이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더 많은 국민이 부담을 느낀다"며 "어떤 것이 사회와 공동체에 이익이 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적용되는 담보인정비율(LTV) 70%의 축소에 대해서도 "줄여야 하는 게 맞지만 청년 문제라 애매하니 세모로 표현하겠다"고 했다.
개인 의견을 전제로 관계 부처와 논의한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직전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야당은 공급 실행기관 수장이 대출 규제 강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배경과 정부 내 사전 교감 여부, 청년·무주택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부담에 대한 인식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주택 공급은 조직개편과 대출 규제 논란을 관통하는 또 다른 쟁점이다. 공급 효과의 시차를 이유로 수요 억제를 주장한 이 사장에게 LH가 그 시차를 줄이기 위해 어떤 실행계획을 마련했는지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질의가 예상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청년·중산층을 위한 공공 장기임대주택의 조기 대량 공급을 제시한 만큼 LH의 후속 조치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주거복지와 공공주택 분야 경영진 인사를 단행한 LH가 공급 부지 확보와 사업 일정, 재원 조달 방안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내놓을지가 주요 검증 지점이다.
3기 신도시는 공급 실행력을 가늠할 핵심 사업이다. 남양주 왕숙·고양 창릉·하남 교산 등 주요 지구의 공정과 분양·입주 일정, 공사비 상승에 대한 대응을 비롯해 교통·생활 기반시설을 주택과 함께 제때 공급할 수 있는지가 점검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첫 입주를 앞둔 인천계양은 정부와 LH가 강조해 온 '선교통 후입주' 원칙의 이행 여부를 확인할 사례다. LH가 지난달 서울 출퇴근 교통망 확충 상황을 발표한 가운데 입주 초기 교통대책의 충분성과 다른 3기 신도시의 기반시설 확보 계획에도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국감은 LH 분사와 노사 갈등을 수습하면서 공급 일정을 지킬 이 사장의 해법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라면서 "여당 내에서도 이 사장에 대한 여론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어서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