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20년간 서울 주택공급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한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는 오세훈 시장 1기 시정 당시 뉴타운 사업을 통해 주택공급 기반을 확대했지만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대규모 정비구역 해제로 공급 기회가 줄면서 최근 주택공급난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주택 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백서를 발표했다.
백서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공급 기반은 2000년대 뉴타운 사업을 통해 확대됐다. 서울시는 2002년 시범 뉴타운 3곳을 지정하며 광역개발 방식을 도입했다. 이어 오세훈 시장 1기 시정에서는 뉴타운·균형발전촉진지구 35곳과 정비구역 297곳을 지정하고 총 30만9000호 규모의 주택공급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2~2020년 전체 정비구역 683곳 가운데 57%인 389곳이 해제되면서 약 43만호의 주택공급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이 백서의 분석이다. 정비사업 착공 물량도 2016~2020년 연평균 2만9000호에서 2021~2025년 1만5000호로 감소했다. 백서는 "구역 지정부터 착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정비사업의 특성상 10년 전 해제와 신규 지정 위축의 충격이 지금에서야 공급 절벽으로 현실화됐다"고 설명했다.
정비구역 해제 과정에서 주민 의사와 절차적 정당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사례도 잇따랐다. 해제 유형별로는 △주민 의견조사 없이 조례 개정 등을 근거로 직권해제한 유형 A 66곳(17%) △주민 요청 등에 따라 의견조사를 거쳤지만 절차가 미흡했던 유형 B 264곳(68%) △일몰제에 따라 해제한 유형 C 59곳(15%) 등으로 집계됐다.
박원순 시정은 개발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보존을 강조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다. 도시재생활성화사업에 약 9110억원, 주거환경개선사업에 약 1850억원 등 총 1조960억원이 투입됐다. 백서는 그러나 정비사업 해제 이후 도시재생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 투자가 매몰비용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 취임 이후인 2021년부터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주택공급의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민선 8·9기 시정에서도 사업성 개선과 인허가 절차 단축, 현장 공정관리 등을 통해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2021~2025년 정비구역 지정 건수는 172곳으로, 직전 5년인 2016~2020년의 77곳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백서는 "주택공급 정책은 시정에 따라 공급 기반이 흔들리고 단기적인 판단으로 장기적인 공급 흐름이 끊기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지난 10년과 같은 공급 단절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주택공급의 일관성과 정책의 연속성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주택공급은 하루아침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꾸준하고 지속적인 공급이 정책의 원칙이 돼야 한다"며 "과거 정책의 경험과 주민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공급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시민의 주거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