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새로운 포용금융 모델을 위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온투) 진출을 검토하면서 기존 업계와 충돌할 조짐이 보인다. 토스는 강점인 마이데이터를 앞세워 대출 심사와 사후관리까지 결합한 모델을 선보이려 한다. 온투업은 이런 시도가 기존 시장 참여자의 실적을 빼앗는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다며 반발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새로운 중금리대출 모델을 선보이기 위해 최근 온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온투업(P2P 금융)은 투자자와 대출이 필요한 차주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금융 서비스다. 대출자는 비교적 합리적인 중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고, 투자자는 시중은행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토스는 자사의 마이데이터 강점을 앞세워 새로운 포용금융을 시도하려고 한다. 토스는 계좌 입출금 흐름, 카드 소비 패턴, 보험료·연금·청약 납입 이력 등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차주의 상환능력을 판단한다.
자금 공급은 저축은행 등 본래 중·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하던 금융기관이 맡는다. 일종의 분업모델이다. 토스는 차주와 금융사 자금 연결에서 그치지 않고 대출 이후 사후관리까지 생각하고 있다. 차주의 지출 패턴을 점검해 상환 우선순위를 제안하거나 더 낮은 금리로 대환 가능성을 찾아주는 방식이다.
토스는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아 이를 구현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온투 라이선스를 받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저축은행과 연계해 고객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현행 온투업 방식이 토스가 구현하려는 모델에 적합해서다.
온투업계는 토스의 시장 진출 가능성을 매우 경계하고 있다. 주요 반대 논리는 중개 플랫폼이 직접 온투업을 겸영하는 게 구조적으로 이해상충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대출 중개 플랫폼이 자사 온투업체를 우대하면서 경쟁사엔 '입점 거절·수수료 차별·노출 축소'로 불이익을 줄 가능성을 우려한다.
토스의 '포용금융 확대'도 현행 규제상으론 이뤄지기 어렵다고 본다. 현재 온투업 금융기관 연계투자 한도가 정해져 있고, 금융사도 저축은행으로만 한정돼 있다. 포용금융이 늘어나기는커녕 한정된 시장 상황에서 지배적 플랫폼이 경쟁 온투사 실적을 뺏어가는 '제로섬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또 토스를 시작으로 빅테크 플랫폼 등 대기업이 잇달아 온투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을 걱정한다.
온투업 관계자는 "이 시장은 상방이 막혀있는, 바다가 아닌 저수지인 시장"이라며 "자금 공급의 한도가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 들어오면 반드시 나눠 갖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토스 입장에서도 반박할 논리가 있다. 이미 토스 플랫폼은 자사 계열사인 토스뱅크의 대출 상품을 중개하고 있다. 온투업의 조달 한계는 앞으로 규제가 완화돼 한도와 연계투자 금융기관이 확대되면 해결될 수 있다. 지금까지 정체돼 있었던 업권에 빅테크 플랫폼이 진출하면 오히려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온투업계는 '골목상권 침해'를 걱정하지만, 골목길 자체를 넓히겠다는 게 토스의 생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회로 업권 자체가 바뀌는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며 "빅테크 진출을 아예 막기보단 기존 회사들과 상생하는 방안을 새로 고민해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