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처음… "유동성 지키자", 저축은행 차입부채 '1조' 넘어

15년 만에 처음… "유동성 지키자", 저축은행 차입부채 '1조' 넘어

이창섭 기자
2026.09.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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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처음으로 차입부채 1조 넘어
증시 활황에 수신 이탈 가속… "유동성 관리 차원"
예금 금리 올려 대응하는 것보다 비용면에서 효과적

저축은행, 시기별 차입부채 규모/그래픽=김지영
저축은행, 시기별 차입부채 규모/그래픽=김지영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업권의 차입부채가 1조원을 넘어섰다. '저축은행 사태'가 있었던 2011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상반기 주식시장 호황과 이로 인한 수신 이탈로 유동성 관리가 부담되자 저축은행은 단기로 돈을 빌려 대응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동성 관리에 더 큰 부담을 느꼈던 대형사들이 수천억원씩 차입했다.

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업권의 차입부채 규모는 1조8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약 8266억원, 직전 분기 대비로는 약 405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차입부채가 1조원을 넘어선 건 2011년 6월 이후 15년 만이다. 2011년은 이른바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했던 해이다. 이후 위기를 넘긴 저축은행 업권의 차입부채 규모는 1000억~3000억원대 사이를 꾸준하게 유지했었다.

업계가 차입 규모를 갑자기 늘린 건 선제적 유동성 관리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자본시장으로 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려졌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의 수신 잔액은 지난 5월과 6월, 두 달간 약 3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차입금 증가는 대형 저축은행이 주도했다. 대형사는 대부분 예대율이 100%에 근접해 있어 수신 관리에 더 민감하다. 수신이 갑자기 빠져나가면 예대율을 맞추기 어려워서다.

SBI저축은행은 2분기에 저축은행중앙회와 미즈호은행으로부터 각각 1000억원씩 빌렸다. 금리는 각각 연 3.96%, 연 4.72%다. SBI저축은행 측은 지난 6월 공모주 청약이 몰리면서 이에 대응하고자 돈을 빌렸으며 15~30일이 지난 후 모두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도 저축은행중앙회로부터 2195억원을 빌렸다. '유동지원대출', '내국환담보대출' 명목으로 빌렸으며 이자율은 각각 연 4.96%, 연 3.76%다. 이 대출들도 만기가 약 10~30일로 매우 짧았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올해 초 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3000억원을 빌렸다. 연 이자율은 연 3.0%대 초반이며 만기는 내년 1분기 이내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의 수신 금리 경쟁에 따른 조달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오는 4분기에 집중된 예금 만기를 분산하기 위한 선제적 유동성 관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이 차입으로 유동성을 관리하는 이유는 비용 절감 때문이다. 예금 금리를 올려 수신을 유치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지만 이렇게 하면 고객 이자 비용이 지나치게 커져 수익성이 저하된다. 또 조달 기간을 필요한 만큼 맞추기가 어렵다. 차입을 이용하면 원하는 짧은 기간에만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수신 이탈에 대응할 수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객에게 1년간 예금 이자를 주는 것보다 짧고, 단기간 차입해서 대응하는 게 비용적으로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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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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