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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기술이 실제 시장에서도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입증하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강건욱 서울대학교 창업지원단장은 지난 16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교수회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6 SNU 테크 스타트업 IR 데이'에서 이같이 말했다. 행사는 서울대 창업지원단이 주최했다. 머니투데이와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는 후원을 맡았다.
로봇을 활용한 산업 현장 자동화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부품, 차세대 에너지 기술까지 다양한 분야의 초기 스타트업 10곳이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사 관계자들 앞에서 기술과 사업화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IR에 참여한 기업은 △로소타 △리센싱 △오일러로보틱스 △에프티디에스 △웨어러블에이아이 △비즈큐어 △리옵스 △휘슬랩 △메타파머스 △비올로젠에너지시스템즈 등 10곳이다.
발표에 앞서 진행된 환영사에서 조규진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장은 "로봇 분야는 하드웨어와 여러 기술이 맞물려야 해 창업이 쉽지 않다"며 "글로벌에서 통하는 기술력을 가진 이들이 창업해야 세계적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발표하는 기업이 성장해 다시 후배들의 창업을 돕는 선순환이 구축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IR 피칭에서는 의료·물류·인프라 등 다양한 산업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기술이 주목받았다. 의료 분야의 로소타는 수술 보조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실제 수술 데이터를 모으는 기업이다.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은 의사가 작은 구멍으로 도구를 넣어 진행하는데, 이때 내시경 영상은 남지만 도구가 어디로 얼마나 움직였는지나 조직에 어느 정도 힘을 가했는지까지는 기록하기 어렵다.
로소타는 로봇이 수술 과정을 학습하려면 의사의 실제 도구 조작 방식을 알아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도구의 위치와 각도·삽입 깊이·힘을 측정하는 센서 '서지로거'를 개발했다. 실제 수술 사례 849개를 학습한 로봇은 토끼 맹장 절제 실험에서 4마리 중 3마리의 절제에 성공했다.
로소타는 실제 수술실 데이터를 꾸준히 모아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오주안 로소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술 데이터를 최대한 축적해 다양한 수술을 소화할 수 있는 로봇 기반 모델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물류 현장의 비효율을 줄이는 자동화 솔루션도 소개됐다. 오일러로보틱스는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박스를 로봇이 스스로 인식해 쌓는 'RBS(Random Box Stack)'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박스별 크기와 위치, 적재 방식을 일일이 입력해야 했지만 이 과정을 자동화했다.
규격이 같은 박스부터 여러 종류가 섞인 박스까지 하나의 솔루션으로 처리하는 게 강점이다. 로봇 제조사와 관계없이 적용할 수 있으며, 카메라와 적재 소프트웨어, 로봇 손 역할을 하는 그리퍼까지 자체 개발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웨어러블에이아이는 공항·항만·조선소 등 산업 현장에서 사람을 대신해 이동하는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한다. 고정밀 지도나 별도 인프라 없이도 즉시 도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창업 4개월 만에 인천공항 자율주행 카트 11대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백두산 웨어러블에이아이 대표는 "공항 다음으로 항만에서 기술력을 입증하려고 한다"며 "운전 보조와 안전 솔루션으로 먼저 현장에 진입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쌓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항만에서 컨테이너를 나르는 야드 트랙터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대당 연간 인건비가 3억원이 넘는 트랙터를 자율주행으로 전환해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조선소에서는 대형 블록 운반차를 따라다니며 신호를 보내는 신호수 역할의 로봇을 개발 중이다. 올해 7월 국내 주요 조선사가 참여하는 160억원 규모 국책과제에 선정돼 개발 자금을 확보했다. 회사는 이처럼 산업 현장별 버티컬 B2B 시장을 집중 공략해 매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장을 찾은 투자사 관계자들은 참가기업들의 탄탄한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며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선종 한일VC 대표는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팀이 많은 만큼 목표 시장을 한층 깊게 파고든다면 더 큰 기업으로 도약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창업지원단은 11월 11일 기후테크 창업경진대회 본선, 12월 3일 SNU 빅 스케일업 네트워킹, 12월 11일 바이오·헬스케어 IR 데이를 연이어 열고 학내 창업기업의 투자 유치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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