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이어 낸드도 AI 특수…삼성·SK하이닉스, 시장 절반 차지

김아영 기자
2026.09.06 17:00

2분기 낸드 시장 70% 성장…가격도 55% 뛰며 호황 지속
AI 추론 확산에 eSSD 수요 폭증…양사 실적 기여도 확대 전망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분기 낸드 실적/그래픽=이지혜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의 중심축이 학습에서 추론 단계로 옮겨가면서 낸드플래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고성능 eSSD(기업용 SSD) 수요 폭증과 가격 상승이 더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낸드 매출 점유율이 5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낸드 시장 매출은 전분기 대비 70% 증가했다. 이 기간 낸드 가격 역시 55% 뛰어올랐다. 앞서 1분기 낸드 매출이 전분기 대비 90% 급증한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가파른 성장세다.

시장 확대를 이끄는 주역은 AI 서버다. AI 학습 단계에서는 연산을 위한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수요가 쏠렸다면 추론 단계에서는 서버가 처리하고 저장해야 할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eSSD 역할이 커지고 있다. 실제 2분기 eSSD는 전체 낸드 비트 출하량의 48%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 수준에 머물던 비중이 두 배 가까이 뛴 셈이다.

삼성전자는 낸드 시장 선두를 고수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낸드 점유율은 28%로 집계됐다. eSSD 매출도 가파르게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eSSD 매출을 143억5000만 달러(약 19조4184억원)로 집계했다. 이는 전분기 70억5000만 달러(약 9조527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176단 QLC(쿼드레벨셀) 제품 출하를 늘리고 고사양 PCIe 5.0 제품 비중을 확대한 결과다. QLC는 하나의 셀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대용량 스토리지 구축에 유리하다. AI 서버를 중심으로 고용량 스토리지 수요가 늘면서 탄탄한 제품군을 갖춘 삼성전자가 특수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낸드 매출 점유율이 19%로 전분기보다 1%p(포인트) 상승하며 2위에 올랐다.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의 eSSD 매출을 86억3000만 달러(약 11조6781억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SK하이닉스는 321단 TLC(트리플레벨셀) 제품 적용을 확대하고 자회사 솔리다임은 초고용량 QLC eSSD를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HBM에 집중됐던 AI 수익창출원이 eSSD로 넓어지고 있는 구조다.

SK하이닉스는 늘어나는 낸드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외부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키옥시아의 미래 전략에 SK하이닉스가 들어간다면 우리는 언제든 파트너가 될 생각이 있다"며 "(공동생산도) 하나의 선택지"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낸드 점유율을 합산한 수치는 47%에 달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추론 서비스 확산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의 eSSD 주문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며 "낸드 가격의 강세 흐름과 맞물려 양사의 낸드 부문 실적 기여도가 하반기로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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