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모친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의 삼성전자 지분 0.11%를 사들인다. 홍 명예관장이 그동안 상속세 납부로 빌렸던 대출금 상환을 위해 지분을 파는 것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10월12일 장외매수 방식으로 홍 명예관장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보통주 718만8793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취득 가격은 보고서 제출일의 전영업일(8일) 종가로 주당 26만9500원이며 전체 거래금액은 약 1조9374억원에 달한다.
거래가 완료되면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58%로 상승한다. 삼성전자는 "대주주 개인간 거래이다보니 공식적인 회사의 입장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홍 명예관장이 상속세 납부로 발생한 대출금 상환을 위해 매각하는 것으로 본다. 아울러 시장에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대주주간 매매를 선택했다는 해석이다.
삼성 오너 일가는 2020년 별세한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산 약 26조원에 대한 상속세 총 12조원을 5년에 걸쳐 총 6차례로 나눠 납부해왔다. 상속세 납부는 지난 4월 완료됐다. 상속세 납부 부담은 홍 명예관장, 이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이서현 사장 등 세 모녀는 보유한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지분 매각과 주식담보대출 등을 활용해 왔다. 홍 명예관장은 올해 초 신한은행과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지분율 0.25%)에 대한 유가증권 처분신탁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반면 이 회장은 지배구조 유지를 고려해 주요 계열사 배당과 개인 신용대출 등을 통해 상속세를 납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24년 3466억원의 배당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5.2% 증가한 3993억원을 수령했다. 올해 초에는 홍 명예관장이 보유하던 삼성물산 주식 전량(180만8577주)을 이 회장이 증여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