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절세] 이제 감정평가도 전략이다

허남이 기자
2026.10.13 17:46

며칠 전 협력업체 세무사와 업무 상담 중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은 가액이 높건 낮건 공시지가로 상속세를 신고하면 무조건 국세청의 직권 감정평가 대상이라고 보고 업무하고 있어요."

박효정 감정평가사 /사진제공=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과거에는 부동산의 시세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시지가 등으로 신고하는 보충적 평가방법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부동산의 실제 가치와 신고가액 사이에 차이가 크다면 이제는 과거의 신고 관행만 믿고 안심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국세청은 상속·증여세 과세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 감정평가사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에서 상속인의 부동산에 대하여 감정평가를 의뢰하여 과세하는 것으로 고액 부동산에 대해 상속세를 신고할 경우 실제 시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공시지가 신고보다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가치 판단

상속재산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한다.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해 법령에서 정한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한다.

따라서 공시지가로 신고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지만, 실제 시가와 차이가 큰 부동산이라면 과세관청의 감정평가를 통해 상속재산가액이 달라질 수 있다.

신고 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한 세금이 발생하면 상속인은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실제로 자신의 사후에 자녀들이 상속세 부담 때문에 평생 일군 재산을 헐값에 처분하게 될까 걱정하며 미리 시가, 예상되는 상속세 등에 대해 상담을 요청하는 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절세 기법이 아니다. 보유 부동산의 현재가치에 따른 상속세 부담을 미리 점검하고, 세금 납부에 필요한 유동성까지 준비하는 현실적인 계획이다.

문제없는 감정평가가 절세 전략의 출발점

부동산 시가 감정평가로 상속세를 신고하는 기준액을 결정할 수가 있지만, 간혹 무조건 낮게 감정평가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감정평가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원하는 금액을 만들어 내는 절차가 아니다.

단언컨대 상속세 절세의 핵심은 무조건 낮은 가액으로 신고하는 데 있지 않다. 과세관청 역시 감정평가를 활용하여 과세할 수 있는 만큼 허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문제되지 않는 수준에서 최대 절세를 도모하는 것이 현명하기 때문이다.

고액 자산가라면 상속이 발생한 뒤 서둘러 대응하기보다 미리 전문 감정평가사와 세무 전문가에게 상담받아 보유 자산의 특성과 예상되는 세금 부담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객관적인 가치평가와 적법한 세무 전략, 납세 재원 마련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사전 상담이 미래의 상속재산가액을 미리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상속이 개시되면 그 시점의 법령과 부동산 상황에 맞춰 다시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만약 지금 상속을 한다면?'이라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것이 절세의 시작이다.

달라진 과세 환경에서 감정평가는 상속 이후의 대응 수단을 넘어, 고액 자산가가 생전에 검토해야 할 중요한 자산관리 전략이 되고 있다./글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박효정 감정평가사·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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