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국 첫 '설계도' 되살렸다…4메가 D램 도면 67매 복원

김승한 기자
2026.10.27 12:00
/사진제공=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제19회 반도체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최초의 '4메가 D램 설계도면' 15건 67매를 복원해 소장처인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전달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복원된 기록물은 1986~1987년 제작된 4메가 D램의 칩 전체 설계 구조를 담은 '풀칩(Full chip)' 도면이다. 우리 기술로 완성한 메모리 칩의 전체 모습과 당시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원본 기록물로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원본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1981년 '반도체공업 육성 계획'을 시작으로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섰으며 1986년에는 4메가 D램 개발을 위한 '초고집적 반도체기술 공동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정부와 ETRI를 중심으로 삼성반도체통신, 금성반도체, 현대전자 등 민간 기업과 학계가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1989년 4메가 D램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1991년 16메가, 1992년 64메가, 1994년 256메가 D램을 잇달아 개발했다. 1993년부터는 D램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복원된 도면에는 기존 1메가 D램보다 4배 높은 집적도를 구현하기 위해 메모리 셀을 축소하고 배선과 회로를 효율적으로 배치·연결한 당시 핵심 기술이 담겨 있다.

도면은 길이 1~3m에 달하는 대형 기록물로 장기간 말린 상태로 보관되면서 주름과 꺾임, 가장자리 찢김 등이 발생한 상태였다. 찢어진 부분을 연결하는 데 사용한 비닐테이프의 접착제도 변색·경화돼 추가 훼손 우려가 있었다.

국가기록원은 '맞춤형 복원·복제 처리 지원사업'을 통해 8개월에 걸쳐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테이프를 제거한 뒤 원본과 유사한 한지를 오리나무 열매와 도토리 껍질 등 천연재료로 염색해 손실된 부분을 보강했다. 도면의 말림을 줄이기 위한 보존용 축과 전용 보존 상자도 제작했다. 복원을 마친 도면은 고해상도 전자화 작업을 거쳐 국가기록원 홈체이지에서 원문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국가기록원은 2008년부터 역사적 가치가 있는 기록물을 대상으로 맞춤형 복원·복제 처리 지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3·1 독립선언서',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올림픽 우승상장'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82개 민간·공공기관의 기록물 9310매를 복원했다.

이용철 국가기록원장은 "이번 복원은 제19회 반도체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혁신을 보여주는 기록의 가치를 되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복원된 기록물이 널리 활용돼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미래 기술 혁신을 이끄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