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에너지 전환이 미래 전장의 안보 과제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육군은 28일 서울 코엑스 B홀에서 진행된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와 함께 '제 3회 육군에너지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하헌철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준비하는 것이 곧 미래전장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육군에서는 단기적으로는 태양광, 중장기적으로는 수소와 원자력을 도입해 에너지원의 다변화와 자립형 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은 이날 전남 장성 상무대에서 실시 중인 하이브리드(고정·이동형) 마이크로그리드 시범사업을 필두로 한 차세대 에너지 정책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자체 발전원과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을 활용해 독립적으로 전력을 공급·저장할 수 있는 소규모 전력망을 의미한다. 이동형 마이크로그리드의 경우 차량에 태양광·디젤발전기와 ESS를 설치한 형태로, 험지 기동이 가능하고 100분 이내 신속하게 전력망을 전개할 수 있다.
양덕준 육군본부 군수참모부 에너지정책과장은 "마이크로그리드는 평상시 외부 전력망과 연계 운용하고, 위기 상황에서는 신속하게 독립 운전으로 전환한다"며 "이를 통해 지휘 통제와 통신, 의무 정비, 탄약 시설 등 부대 핵심 기능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인사들도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사례로 언급하며 현대전에서의 마이크로그리드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에너지 안보는 군사 안보의 일부"라며 "안보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 제대로 된 에너지 전환"이라고 운을 뗐다.
특히 현대군이 에너지 활용도가 높은 디지털 군대라고 강조했다. 지휘통신·감시정찰·드론·정밀무기 모두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에 에너지가 끊기면 전투력도 끊긴다는 점에서다. 윤 원장은 "연료 보급선은 전장의 급소"라며 "이론이 아닌 실제 전장의 교훈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연료 수송대가 24번 움직일 때마다 사상자가 1명씩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마이크로그리드를 제안했다. 에너지시설 타격을 입은 우크라이나군은 물론 미군도 마이크로그리드 활용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는 "반가운 점은 육군이 이미 이 길에 들어섰다는 것"이라며 "가장 지키기 쉬운 에너지는 흩어져 있는 에너지"라고 했다.
이어진 연설에서도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문채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군 에너지전환연구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 보면 제일 먼저 송전 설비 공격을 한다"며 "가장 손쉬운 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군의 마이크로그리드에 대해서는 "임무 중심으로, (에너지원을) 분산해야 하며, 다중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육군 마이크로그리드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심현섭 에너지솔루션사업센터장은 "대대급 작전지에서는 (마이크로그리드 도입을 통해) 40% 수준의 유료비 절감이 예상된다"고 전제한 뒤 "이는 월 311리터, 연 1억7000만원의 절감"이라며 "실증 사업을 통해 성공적으로 증명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