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 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는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이 사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30일 막을 내렸다. 행사 기간 주요 기업들의 전시 부스에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과 미래 모빌리티를 살펴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AI와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한 각종 포럼과 콘퍼런스도 진행되며 미래 에너지 산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에서 열린 'SEP 2026'은 국내외 주요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참가해 AI와 에너지, 미래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전시장에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가스터빈, 수소전기트램, 전기차 등 차세대 에너지·모빌리티 기술이 소개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모형과 전용 제작시설 조감도를 통해 차세대 원전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로템은 수소전기트램 가상현실(VR) 체험과 다족보행로봇 시연 등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와 기아 등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와 신차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벤츠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전기 G클래스·지바겐)' 등 주요 전시 차량에 직접 탑승해 내부를 살펴보려는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긴 대기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전시와 함께 사흘간 이어진 각종 포럼과 콘퍼런스에서는 AI 시대의 전력 수급과 에너지 전환, 탄소중립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개막 첫날인 28일에는 대한민국 육군이 주최한 '제3회 육군 에너지 정책포럼'이 SEP 행사에서 처음으로 열려 큰 관심을 모았다. 군 에너지 자립과 차세대 에너지 공급체계 구축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육군 차세대 에너지 협력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 체결도 진행됐다.
같은 날 열린 '제2회 K-우주포럼'에도 국내외 우주기업과 벤처캐피탈(VC), 학계, 군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저궤도(LEO) 위성 산업의 미래를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독자적인 우주통신망 구축을 통한 우주주권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민간 투자 확대와 우주산업의 상용화 방안 등을 모색했다. 별도로 AI 데이터센터 시대의 전력원으로 SMR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특별 세션도 마련됐다.
29일에는 'AI 혁명, 에너지 대전환'을 주제로 국내 주요 기업들이 AI 시대의 산업 변화와 에너지 대응 전략을 공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를 활용한 반도체 제조 혁신과 메모리의 전력 효율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현대자동차와 포스코홀딩스는 로봇과 산업현장에 적용되는 피지컬 AI 기술을,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냉각 기술을 소개하며 산업별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탄소중립 아카데미 네트워킹 세션'에서는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 전략을 주제로 RE100 대응 현황과 국내 재생에너지 조달 여건, 기업의 전력 조달 방향 등이 논의됐다.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발전 방향과 인프라 구축 과제를 살펴보는 콘퍼런스도 마련됐다. 세션에 참석한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조달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대응 방안을 살펴볼 수 있어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행사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AI 골드러시' 세션이 열렸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콘퍼런스에서는 AI 시대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ESS 기술과 사업 전략을 소개하는 일정이 진행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변압기 수요 전망을, OCI파워는 전력 부하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사흘간 진행된 콘퍼런스에는 특히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메인 스테이지 격인 에너지 스테이지의 경우 행사장에 마련된 좌석(200석)이 모두 찰 정도로 참석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SMR 특별 세션이 열린 오픈 스테이지(70석) 역시 만석이었다. 배터리 3사 콘퍼런스 등에서는 내부에 자리를 잡지 못한 참석자들이 행사장 밖에서 발표를 듣기도 했다. 발표 슬라이드를 휴대전화로 연신 촬영하는 모습 역시 포착됐다.
산학연 협력을 위한 기술 교류의 장도 마련됐다. KAIST와 GIST, DGIST, UNIST 등 국내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 참여하는 '2026 K-딥테크 페스타'에서는 반도체와 배터리, 차세대 소재 등 첨단기술의 연구개발 성과와 사업화 가능성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조금 늦게 도착했더니 행사장 안에 빈자리가 없어 밖에서 발표를 들어야 했다"며 "AI와 에너지 산업에 대한 관심이 남녀노소 이렇게 높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