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반도체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은 업종을 중심으로 상장 중견기업 실적이 반등했다. 전자부품과 전기장비, 정보통신업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건설업 등은 역성장을 이어가면서 업종별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7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상장 중견기업 경영분석'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6.2%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보다 4.8%포인트(P) 상승했다. 영업이익률도 6.6%에서 7.9%로 1.3%P 높아졌다.
실적 개선은 AI·반도체와 연관된 업종이 주도했다. 전자부품 업종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2.3%에서 올해 1분기 14.2%로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3.7%에서 7.8%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전기장비 업종도 매출 증가율이 -4.6%에서 13.7%로 상승했다. 영업이익률도 -0.4%에서 7.0%로 흑자 전환했다. 정보통신업의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19.7%, 21.1%로 조사 업종 가운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AI 서버 투자가 늘면서 반도체와 관련 소재·부품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동기보다 2.6% 증가했고 반도체·전자부품 생산은 9.0% 늘었다. 전력망 확충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도 전기장비 수요를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통 제조업과 내수 위주 업종의 실적은 대비를 이뤘다. 고무·플라스틱 제품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7.2%에서 올해 -4.9%로 돌아섰고 영업이익률도 8.0%에서 7.3%로 낮아졌다. 식료품 매출 증가율은 2.6%에서 2.0%, 영업이익률은 6.9%에서 6.5%로 각각 둔화했다.
특히 건설업 매출이 5.6% 감소하면서 공개된 업종 가운데 가장 큰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6.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줄었으나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로 외형 부진이 이어진 모습이다.
전체 상장 중견기업의 세전이익률은 8.1%에서 11.6%로 3.5%P 상승했다. 영업이익률보다 세전이익률의 상승 폭이 2.2%P 더 컸다는 점에서 금융·외화환산손익 등 영업 외 요인이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실적 반등 과정에서 제조업의 자금 부담이 다소 커졌다. 제조업 부채비율은 68.9%에서 71.2%, 차입금의존도는 16.6%에서 17.0%로 높아졌다. 전자부품이 15.6%에서 16.6%로 상승폭이 컸다. 생산 확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해 외부 자금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는 2024년 결산 기준 중견기업 가운데 올해 1분기 재무제표를 확보한 상장사 991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김현철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상장 중견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은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적극적인 투자 과정에서 늘어난 부채 부담을 완화하고 노동·환경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