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뭄·홍수속 댐 건설 정치에 휘둘려서야

머니투데이
2026.08.28 04:01
(서울=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7일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14곳의 '기후대응댐' 가운데 5곳은 댐 건설을 추진하고, 2곳은 기존 댐·저수지와 하천을 활용하는 대안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정부가 충남 청양·부여군 지천댐, 경기 연천군 아미천댐, 경남 거제 고현천댐 등 5개 댐 건설 계획을 27일 최종 발표했다. 전임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4년 7월에 14개 댐 건설계획 초안을 내놓은지 2년여 만이다. 그 사이 전임 정부에서 3곳, 현 정부 때 4곳 등 7개 댐은 추진이 취소됐다. 사상 최장기간의 폭염, 가뭄과 200년만의 호우 속에 최소한의 안전판인 치수계획마저 바로 세우지 못 하면 기후위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이번에 저수량 5900만톤규모로 건설계획을 공식화한 지천댐은 충청권 메가프로젝트와 맞물려 있다.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용수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인근 지역인 청양·부여군이 홍수와 호우로 4년 연속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정도여서 재난 대비 목적도 있다. 이때문에 야당 의원 시절에는 건설을 반대했던 박수현 충남지사도 광역지자체장 자격으로 찬성으로 돌아섰다. 고현천댐은 홍수조절용량 최대 62만톤을 확보할 계획인데 최근 경남 거제의 폭우가 건설계획 확정에 영향을 줬다. 거제에는 지난 16~17일 이틀 만에 총 927.6㎜의 비가 쏟아져 200년만의 집중호우로 기록됐다.

당초 전임 정부의 14개 댐 건설계획도 자연재해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2022년 남부지방의 역대 최장 227일 가뭄과 뒤이은 홍수, 중부지방의 시간당 141.5㎜ 극한 호우가 이어지자 부랴부랴 10년 전 계획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건설계획이 나온뒤 1년이 채 못돼 집권세력이 바뀌었고 개발론과 환경보호론의 충돌로 댐 건설도 원점 재검토가 시작됐다. 그뒤로도 지난해 강원도 강릉 지역의 가뭄과 식수부족같은 재난은 끊이지 않았다.

정권에 따라 댐 건설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이 뒤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2012년 내놓은 '댐 건설 장기계획'은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시켰던 사례가 있다. 댐은 건립계획 확정부터 주민설득, 건설까지 20년 가까이 걸리는 사업인데 정권에 따라 5 ~ 10년 주기로 뒤집히는 사례가 반복되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극심한 상황에서 물그릇과 수자원 정책만큼은 정파적인 편견보다 민생과 과학적 관점에서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