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3.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 7월에 이어 2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이로써 1년 9개월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다시 열렸다. 이 와중에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800조원대 '슈퍼 예산'을 예고해 재정확장과 통화긴축의 엇박자도 심해질 전망이다.
이번 인상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 2.8%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은 목표 수준(2.0%)을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계속 발신해왔다.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도 성장률을 끌어올리면서 한은의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줬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높여 잡았다.
한은의 긴축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물가 상승압력이 커지자 지난 6월 ECB(유럽중앙은행)가 긴축에 나섰고 BOJ(일본은행)도 정책금리를 1%로 올렸다. 일본 금리가 31년 만에 1%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도 연말까지 한 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전망으로 오는 28일 케빈 워시 연준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확장재정과 한은 통화정책의 엇박자다. 한은은 유동성을 줄여서 물가상승압력을 낮추려는 브레이크를 밟는데, 정부는 내년 800조원대 예산으로 민간에 돈을 푸는 가속페달을 밟으려 한다. 확장재정이 총수요를 증가시켜 물가상승압력을 키우면 한은이 물가안정을 위해 추가금리 인상에 나서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두 정책이 상쇄되면 남는 것은 각각의 부작용, 즉 재정적자 확대와 고금리 부담이다. 신현송 총재는 확장재정이 잠재성장률을 올린다면 통화긴축과 엇박자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재정지출이 잠재성장률로 연결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재정지출의 혜택은 넓게 분산되지만, 고금리 고통은 변동금리 차주, 자영업자, 한계기업에 집중되는 것도 우려스럽다. 재정정책은 통화정책을 포함한 거시여건 전반을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 특히 반도체 특수로 늘어난 초과세수는 지속되기 힘들다. 여기에 기댄 확장재정은 신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