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봇의 '챗GPT 모먼트' 오나[차이나는 중국]

중국 로봇의 '챗GPT 모먼트' 오나[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논설위원
2026.08.2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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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육성에 사활 건 중국
중국 5개업체가 세계 시장 86% 차지
빠르면 2~3년내 중국로봇 변곡점 올듯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점유율/그래픽=최헌정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점유율/그래픽=최헌정

작년 1월말 중국중앙(CC)TV가 방영한 춘절 갈라쇼에서 로봇이 칼군무를 선보인 이후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 총력을 쏟고 있다. 전기차·배터리에 이어 휴머노이드 산업을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려는 것이다.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올린 중국 최대 로봇 행사 '세계로봇대회'(WRC)에는 373개 기업이 참가해 3000개 이상의 로봇 관련 제품을 선보였다. 21일 필자가 찾아간 이좡 국제컨벤션센터에서는 그동안 뉴스를 통해 접했던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전시장은 평일 오전이었지만, 관람객으로 빼곡했다. WRC 개막일인 19일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에 상장한 중국 '로봇 1호 상장사' 유니트리는 눈에 잘 띄는 전시관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다. 유니트리 G1의 무술 시범이 시작되자 관람객이 부스를 겹겹이 에워쌌다.

갤봇(Galbot)은 로봇이 물류분류 작업을 하고 침대에서 옷을 집어 가지런히 접는 등 실제 작업에 투입된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로봇이 공중제비나 돌고 무술 시범이나 보이는 '쇼'에 그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이번 WRC는 피지컬 AI(인공지능)가 연구개발(R&D) 단계를 넘어 상용화를 검증하는 단계로 넘어서려 하는 게 느껴졌다.

특히 중국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 건 중국식 계란 팬케이크인 '지엔빙'(Jianbing)을 만드는 로봇이다. 로봇은 프라이팬에 밀가루 반죽을 펴고 계란을 깨뜨린 뒤 다진 파를 뿌리는 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2~3분만에 따뜻한 지엔빙을 완성했다.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 로봇 단계를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반면, 로봇의 한계도 명확했다. 탁구를 시연하는 로봇은 사람이 공을 치기 쉽게 넘겨주면 길게는 7~8번 받아넘겼지만, 빠른 공을 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빠르면 2~3년 안에 탁구장에 도입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세계로봇대회도 불과 2년새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2024년 세계로봇대회는 휴머노이드 로봇기업 27곳만 참가했으며 로봇도 앉거나 누워있는 등 대부분 정지된 상태였다. 시연도 몇 미터 걷거나 간단한 손동작을 하는 데 그쳤다. 2025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기업이 전시장 절반을 차지했으며 로봇이 춤을 추거나 상자 운반을 시연했다. 올해는 휴머노이드 로봇기업이 전시장을 완전히 뒤덮었으며 일부 로봇의 동작속도와 기술 수준은 인간의 능력에 근접했다.

중국은 이미 양적인 성장을 통해,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전자학회가 발표한 '2026년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발전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량은 4만대에 달했다. 올 한 해로는 1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 에이지봇(43.1%), 유니트리(31.1%), 갤봇(5%), 유비텍(4.4%), 러쥐(2.9%) 등 상위 5개 업체의 합계 점유율은 86%에 달한다. 모두 중국 기업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산업의 변곡점이 될 '챗GPT 모먼트'는 중국에서 나올지 모른다. 지난 20일 왕싱싱 유니트리 CEO는 "낯선 환경에서 로봇이 음성·문자 명령의 80%를 이해하고 이중 약 80%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면 체화지능이 중요한 돌파를 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이를 로봇의 '챗GPT 모먼트'로 칭했다. 그는 이 변곡점이 '빠르면 2~3년, 늦으면 5년 또는 10년 내'에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2년이든 10년이든, 문제는 그때가 언제 오느냐가 아니라 그 순간 한국이 얼만큼 준비되어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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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논설위원

중국과 금융에 관심이 많습니다. PhD in fi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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