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지역구를 둔 여당 국회의원들이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거주 여부로 차별하지 않게 수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종부세 기본공제를 14억원으로 동일하게 적용하자는 내용이다. 시장 원리를 고려하지 않은 세제가 임대차 시장을 왜곡하고 주거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여당 내부에서도 제기된 셈이다. 청와대가 선뜻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지난 8월 초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내놨다. 여론의 반발이 거세자 실거주자 공제액을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고 비거주자는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는 보완책을 냈다. 하지만 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세 부담에 차이를 두는 구조는 그대로 남았다.
이런 기조는 가뜩이나 불안한 전세시장 수급 구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지난달 기준 8.91%로, 매매가 누적 상승률 8.73%를 앞질렀다. 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 매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 공급마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매매 물건은 쌓이지만 전세 물건은 자취를 감추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비거주 주택은 임대시장에서 '공급'에 해당한다. 갭투자를 차단하고 비거주자에게 세금 부담을 늘리는 정책은 전세 공급 경로를 좁힌다.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거나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입주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보유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송경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유세가 주택가격뿐 아니라 임차인의 주거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여당 의원들이 서둘러 제도 수정을 추진하는 것은 악화한 부동산 민심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전세난이 정부 정책의 목표일 리는 없다. 정책 효과보다 부작용이 크다면 신속히 보완해야 한다. 1주택자 종부세 공제 기준부터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통일하는 것이 왜곡된 임대차 시장을 바로잡아 전세난을 완화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