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54년만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률제를 폐지하는데 합의했지만 교육계에서는 현장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밀실합의, 졸속 강행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21일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에 대해 "지방교육재정을 직접 운용하고 교육현장을 책임지는 시도교육감의 실질적인 참여와 협의 없이 정부 부처 간 논의만으로 개편안이 마련됐다"고 비판했다.
앞으로 교육교부금은 기획처가 추가세수를 뺀, 경제성장률 '추세치'에 근거해 일정 산식에 따라 결정된다. 또 교부금 개편으로 마련된 재원은 미래대응기금 내 교육·인재 계정 수입으로 넣게 된다. 교육·인재계정 자금은 '교부금이 전년 대비 감소시 보전'에 사용할 수 있지만, 교육계는 인건비 증가, 신사업 추가 등으로 교육교부금이 '충분히' 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협의회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더라도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시설 안전·관리비 등 기본적인 교육재정 수요가 같은 비율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며 "AI(인공지능)·디지털 교육, 학생 맞춤형 교육, 기초학력 보장 등 새로운 미래교육 수요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교육현장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를 구성해 교부금 산정방식과 지방교육재정의 적정 규모, 미래교육 수요, 미래대응기금 운용 등 지방교육재정 전반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 363개 교육·시민·사회단체연대가 모인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긴급행동)'도 이날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교육교부금 개편을 규탄하는 기자 회견을 열었다. 긴급행동은 "밀실 합의와 일방 통보, 졸속 강행으로 추진되는 교육교부금 개편을 규탄한다"며 "20.79% 연동제 폐지안을 철회하고 교육주체와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라"고 주장했다.
긴급행동에 참여한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은 특히 특수교육대상학생이 최근 10년간 37%가 증가한데 반해 특수교사는 법정 정원 확보율의 80.7%에 그쳐 교육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장은미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교육재정이 남아돌았다면 특수교사, 특수학교, 특수학급이 왜 여전히 부족한가"라며 "(연동률 폐지는) 안정적인 재정 기반마저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수연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위원장도 "특성화고는 촬영 장비가 노후화되고, 컴퓨터가 너무 오래돼 엑셀 프로그램조차 열리지 않는다"며 "일방적인 교육재정 개편을 즉각 멈추라"고 촉구했다.
김진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은 "교육재정을 경제 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 숫자 몇 개로 재단해서는 안된다"며 "세수가 늘 때만 문제 삼을 게 아니라, 줄었을 때 학교 재정을 무엇으로 지킬지도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