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 등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이 세종으로 이전한다. 정부는 대민서비스를 직접 담당하는 소속기관 등을 제외한 중앙부처를 원칙적으로 모두 세종으로 옮기기로 했다. 금융위 이전에 따라 관심이 쏠린 금융감독원의 지방 이전 여부는 별도로 검토한다.
행정안전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브리핑을 열고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을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이번 이전은 지난 9월 발표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추진방향'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수도권 142개 행정기관을 검토해 중앙부처는 모두 세종으로 이전하되 직접 대민서비스를 담당하는 소속기관 등은 제외하기로 했다. 국립과천과학관과 국립국악원, 국립중앙도서관, 경찰병원 등이 대표적이다.
개보위 상반기·금융위 하반기 이전…금감원은 별도 검토
우선 별도 청사가 필요하지 않은 27개 기관, 2995명은 세종지역 민간 임차공간을 활용해 내년 중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상반기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개보위,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재외동포청 등 6개 기관이 먼저 옮긴다.
하반기에는 금융위를 비롯해 각 부처 소속기관과 자문위원회 등 19개 기관이 이전한다. 지난 9월 이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던 금융위와 개보위도 이번에 이전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위가 세종으로 옮기면서 서울에 있는 금감원과의 업무 연계 문제도 제기됐다. 김하균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은 "금융위의 금융정책은 금융시장,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연계뿐 아니라 관계부처 간 정책 협의·조정도 필요한 정책"이라며 "금융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서울에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시장의 대응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세부 이전계획을 세울 때 별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금감원 이전 여부에 대해 김 본부장은 "금감원은 특수법인 형태로 돼 있고 공공기관 이전에 관해 전반적으로 별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을 올해 4분기 발표할 예정이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는 행복도시법 개정 시기에 맞춰 이전 시점을 정한다. 두 부처는 현행법상 세종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돼 있다.
독립청사와 특수시설이 필요한 17개 기관, 6934명은 별도 청사를 신축해 2031년께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감사원과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경찰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형사사법기관과 외교부·통일부·국방부 등이 포함됐다.
외교부·통일부·국방부 역시 법무부·성평등가족부와 함께 현행 행복도시법상 이전 제외기관이다. 정부는 이들 5개 부처를 이전 제외 대상에서 삭제하는 법 개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추진한다.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등 대통령과 직접 연계된 기관은 이번 대상에서 빠져 대통령 집무실 완전 이전 시기 등을 고려해 별도로 검토한다.
청사 건립에 3.1조…임시청사 비용도 추가
청사 건립에는 약 3조1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내년 기본설계비 약 286억원을 반영해 건립 절차에 착수한다. 내년 임차청사 임차·조성·운영과 공무원 이주지원 등에 약 897억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김 본부장은 비용과 관련해 "신축 청사 건립에만 3조10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신축 청사가 완성될 때까지 임시청사를 써야 하기 때문에 이후 3~4년의 임시청사 관련 비용이 추가로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전 공무원과 가족에게는 이사비와 초기 이주지원비를 지원한다. 주택 마련이나 자녀 학기 종료 등으로 즉시 이주하기 어려운 경우 한시적으로 교통편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행안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 등 법정 절차를 거쳐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을 변경·고시하고 기관별 준비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중앙행정기관의 이전은 단순히 정부의 공간을 옮기는 데 그치는 일이 아니다"라며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토를 균형 있게 활용하는 공간 전략이자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미래와 새로운 도약을 이끄는 성장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