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우는 아이·거절 못하는 아이…육아고민 쏟아진 서울양육포럼

정세진 기자
2026.11.03 14:00

서울시, 지난달 30일 영유아 자녀의 친구 관계 주제 '서울양육포럼' 열어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아동심리전문가와 양육자 100여명 질의 응답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서울시육아종합지원센터 강당에서 열린 '서울양육포럼' 현장. /사진제공=서울시

"놀이할 때 선택지를 주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하고, 자기가 이겨야 하고 지면 울고 화를 내요."

2021년생 아들을 키우는 양육자 A씨가 최근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시육아종합지원센터(이하 센터) 강당에는 영유아를 키우는 양육자 100여명이 모였다. '우리 아이 친구관계, 괜찮은 걸까요?'를 주제로 열린 서울양육포럼은 A씨처럼 고민을 가진 양육자들에게서 받은 사전 질문 100여개와 현장 질문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기 어려운 아이, 자기 뜻을 강요하거나 거절하지 못하는 아이 등 다양한 고민이 담겼다. 어린이집에서 좋아하는 친구와 짝이 되지 못하면 시무룩해지고, 친구가 다른 아이와 놀면 속상해하는 아이도 있었다. 양육자 B씨는 한 친구에게만 지나치게 기대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자녀의 관계를 넓혀주고 싶지만 부모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지 고민하거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또래관계를 걱정하는 질문도 있었다.

이날 포럼에서는 조성우 같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 원장(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과 아동심리전문가인 이다랑 사단법인 더나일 이사장이 함께 자리했다. 조 원장은 A씨가 전한 아이의 행동에 대해 "자기 욕구 충동 조절 능력이 성숙하지 않은데 주도성이 성장하면서 부조화가 있다"고 답했다. 놀이 아이디어가 많거나 재밌었던 경험을 재현하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두 자녀의 엄마인 진행자 박슬기씨도 첫째 아이가 지는 것을 싫어해 크게 울었던 경험을 보탰다. 박씨는 "속상한 마음에 공감해 주면서도 놀이 규칙과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하려면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이 이사장은 부모가 놀이에서 졌을 때의 반응을 보여주는 방법을 제안했다. 아이에게 일부러 져준 뒤 승리를 축하하고 자신의 아쉬움은 말로 표현하는 식이다. 이 이사장은 "아쉽다, 이거 재밌는데 한 번 더 하자는 식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육아종합지원센터 주요 사업/그래픽=이지혜

현장 질문은 아이들 사이의 갈등에서 부모들 자신의 관계로 이어졌다. 놀이터에서 생긴 아이들 갈등에 부모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 아이들 갈등으로 상대방 엄마와 사이가 틀어졌을 때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등의 질문이 나왔다. 질문이 나올 때는 객석에서 공감하는 듯한 한숨이 새어 나왔고, 전문가 답변이 이어지는 동안 웃음과 박수도 나왔다.

박씨는 "우리가 어렸을 땐 친구하고 싸웠다고 하면 부모님이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고 끝이었다"며 "지금 엄마가 된 우리들은 해줘야 할 게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전문가들을 모시고 포럼을 1박 2일간 하고 싶지 않냐"며 서울시의 영상관찰 코칭을 소개했다.

서울시는 센터에서 무료 양육코칭과 상담을 지원한다. 센터 누리집의 '셀프점검 코칭'으로 자녀의 기질·행동 특성과 자신의 양육태도를 점검하고 맞춤형 조언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영상관찰 코칭'을 신청하면 전문가가 양육자와 자녀의 15분 이내 놀이영상을 분석해 1대1 비대면 코칭을 진행한다. 전문가를 직접 만나 자녀 발달·행동과 양육 고민을 나누는 '육아자람 양육상담'도 있다.

센터에서는 올해 9월까지 셀프점검·영상관찰 코칭은 842명, 대면·집단상담은 167명(98회)을 지원했다.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양육자들이 일상에서 겪는 고민을 전문가와 함께 풀어볼 수 있도록 시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