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 원장이 임기 내내 목적에 맞지 않게 법인카드를 사용한 정황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에너지·산업 현안 논의' 등을 명분으로 서울 강남의 참치·한우집 등 식당, 마트를 수차례 방문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국회에서는 법인카드가 직무수행에 사용됐는지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에기평으로부터 받은 업무추진비 배정·사용 내역에 따르면 이 원장은 식당·마트 등 총 31개 매장에서 법인카드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에기평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기관이다.
이 원장은 2024년 9월 취임했으며, 해마다 1100만~1200만원 수준의 업무추진비를 배정받았다. 업무추진비는 2024년과 2025년 1122만원에서 올해 1236만원으로 올랐다. 이 원장은 모두 2339만원을 썼으며 주로 산업현안 논의, 경영사항 협의 등 목적으로 참치집, 한식당, 한우·갈빗집 등을 찾았다.
가장 많이 찾은 식당은 서울 강남 소재 식당 'S참치'로, 26회 방문했다. 사용액은 총 290만원으로 여러 식당 중 가장 많았다. 이를테면 이 원장은 2024년 10월2일 이곳에서 '기관간 협력방안과 현안 논의'를 하며 22만3000원을 사용했다. 2026년 1월19일에는 '경영·사업 추진방향 협의'를 위해 방문했으며 21만원을 썼다.
다음으로 많은 곳은 O한식집으로, 13차례 방문해 총 99만8000원을 썼다. 3~5만원대 식사를 주로 했으며 올해는 '2026년도 기획 방향 논의' 목적으로 20만원, 전략산업 현안 및 운영 방향 관련 논의로 23만원을 사용했다.
횟집도 여러번 찾았다. B횟집을 5회 방문해 총 80만원을 썼는데, '미래에너지 기술 및 산업 발전방향 논의'(19만4000원) '에너지 기술분야 연구 동향·산업현안 공유 간담회'(24만원) 등이다. 3차례 간 D횟집에서는 '기관경영관리 현안 간담회' 명목으로 21만9000원, '경영·사업성과 향상방안 논의' 용도로 30만8000원을 사용했다.
이 원장은 S갈비집을 2차례 찾아 '새정부 에너지 관련 현안과 조직 운영방향 협의' 명목으로 28만7000원을 사용했다. '세대별 현안·소통간담회' 등을 이유로 'I한우'를 4회 찾았으며 총 39만원을 썼다.
I마트에서는 4회에 걸쳐 총 47만8500원을 썼는데, 지난해 2월에는 '에너지 기술 동향·이슈 간담회' 명목으로 한번에 36만8000원을 썼다. S마트를 4회 방문해 9만원을 썼는데, '대내외 소통과 협력강화 간담회' '기관 운영 지원 관련 업무 논의' 등 명목이었다.
이종배 의원은 "'에너지 기술 동향 간담회' 등을 한다며 마트를 찾아 약 37만원을 사용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결제 건들이 확인됐다"며 "법인카드는 어디까지나 직무수행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 만큼, 법인카드가 적절한 곳에 사용되었는지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