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속·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기업이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이른바 '주가누르기'를 막는 법안을 정기국회 내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한국소액주주연구회와 공동으로 'K-개미들의 절규: 주가누르기 방지법이 희망이다' 토론회를 열고 "11월 조세소위에서 실효성 있는 논의가 이어지도록 나서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의 필요성과 정부안의 한계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의원이 지난 8월 5일 대표 발의한 '주가누르기방지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은 상장기업의 주가가 회사의 실제 자산가치보다 지나치게 낮으면 상속·증여세를 계산할 때 일정 수준 이상의 가치를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최대주주 등이 상속·증여세를 계산할 때 적용받는 주식 가치가 회사 순자산가치의 80%에 미치지 못하면, 비상장주식 평가방식을 적용해 순자산가치의 80%를 최저 평가액으로 삼도록 했다. 주가를 낮게 유지해도 세금을 크게 줄이기 어렵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경영상 불가피한 경우는 예외로 두고, 자회사 등을 통한 규제 우회도 막도록 했다. 최대주주 주식에 적용되는 20% 할증평가를 폐지하고 주식으로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 의원은 "최대주주가 상속·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한다면 소액주주의 희생을 발판으로 사적 이익을 얻는 행태"라며 "최대주주는 세금을 줄이고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을 투자한 K-개미들은 손실을 떠안는 불공정한 구조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김지열 쿼드자산운용 이사는 재정경제부안이 업종 내 PBR(주가순자산비율) 하위 25%라는 상대평가와 13반기 중 12반기 이상 저평가 요건에 의존해 2반기만 기준을 벗어나도 적용을 피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이훈기 의원안은 순자산가치의 80%라는 객관적인 평가 하한을 적용했다"며 "이훈기 의원안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할수록 상속·증여세가 줄어드는 경제적 유인을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상장주식에 이미 적용되는 평가 원칙을 상장주식으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제도적 타당성도 강조했다.
김 이사는 서울가스 사례를 통해 재정경제부안과 이훈기 의원안의 실효성 차이를 제시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가스의 시가총액은 약 2688억원으로 순자산 1조911억원의 약 25%에 불과했다. 반면 현금성 자산은 약 8371억원에 달했다. 회사가 보유한 자산에 비해 주식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가 크게 낮다는 것이다.
재정경제부안에 따르면 과거 주가가 높았다는 이유로 2029년 상반기까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최대주주 상속세가 현행 약 585억원에 머물 수 있다.
반면 이훈기 의원안을 적용하면 약 1579억원으로 산정된다. 김 이사는 "13개 반기 중 단 2개 반기만 저PBR 기준을 벗어나면 적용을 피할 수 있어 재정경제부안이 오히려 주가누르기 규제의 회피 방법을 알려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토론회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김우진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가치투자연구소 김태석 대표와 김만기 재정경제부 재산세제과 서기관도 지정토론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