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금 인상+정년 연장" 요구...현대차 노조, 10년 만에 전면파업

민수정 기자, 이지웅 기자
2026.08.21 16:28

상여금·정년 연장·해고자 복직 쟁점
생산차질 5만5000대 추산…추가 파업 가능성도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사진=이지웅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10년 만에 전면파업에 나섰다. 올해 임금 협상에서 상여금 인상과 정년 연장 등을 두고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쟁의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노조는 사측의 전향적인 제안이 없을 경우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지부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자동차업종 공동 파업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현대차·기아 노조 지부장과 조합원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이종철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지난 5월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달 15차 교섭까지 조합원들의 노력과 희생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를 철저히 거부했다"며 "파업은 파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상여금 50% 인상, 해고자 복직, 정년 연장 등 쟁점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사는 15차례 교섭에서 합의에 실패한 이후 40여일 만인 지난 18일 교섭을 재개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현대차와 기아가 실적에 걸맞은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부장은 "노동조합은 파업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정당한 노력의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임금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강성호 기아차 지부장도 "회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핑계 삼아 조합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임원에게만 자사주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정년 연장과 원청 교섭도 주요 요구사항으로 내세웠다. 강 지부장은 "연금 수령과 연계한 소득 공백의 문제를 언제까지 노동자가 희생해야 하느냐"며 "원청은 실질적인 고용 권한을 갖고 있으면서도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와의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날 집회는 별다른 충돌 없이 진행됐다. 한때 비가 내리자 조합원들은 우비를 입은 채 집회를 이어갔다. 다만 집회 장소를 지나던 일부 차량이 경적을 울리는가 하면 집회 참가자들이 인도 일부를 막으면서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하루 8시간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8시간 전면파업은 2016년 단체교섭 이후 10년 만이다. 오전조와 오후조가 각각 8시간씩 파업하면서 울산·전주·아산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이 총 16시간 동안 가동을 멈춘다.

이날까지 올해 누적 파업 시간은 60시간이다. 생산라인 기준 파업 시간은 120시간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파업과 주말 특근 거부 등의 영향으로 약 5만5000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져 2조30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노조는 오는 24일과 25일에도 조별로 4시간씩 부분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측이 새로운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추가 파업 계획도 세운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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