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왔는데 인터뷰 취소"…美 비자 중단에 신청자들 혼란

이현수 기자, 조유진 기자
2026.08.27 16:55

美 '이민 비자' 면접 일괄 조정…비자 신청자들 '난감'
비이민 비자는 예정대로 진행되지만…"지연될까 불안"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 모습. 주한미국대사관은 지난 2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예정된 이민 비자 면접을 중단했다. 단기 출장(B-1), 학생(F-1) 등 비이민 비자 면접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사진=조유진 기자.

"이번 달 비자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는데 갑자기 취소됐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전 세계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의 비자 발급 절차를 일시 중단하면서 미국행을 준비하던 시민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이민 비자 신청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비이민 비자 신청자들 사이에서도 인터뷰 취소나 비자 발급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미국 이민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갑작스럽게 비자 인터뷰가 취소돼 불편을 겪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최근 약혼자 비자(K-1) 인터뷰를 위해 대사관에 갔는데 대기하던 중 인터뷰가 취소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지방에서 일까지 빼고 올라왔는데 언제 다시 진행될지 몰라 답답하고 속상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도 "K-1 비자 인터뷰가 취소돼 다시 인터뷰 일정을 통지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안내를 받았다"며 "비행기표와 숙소까지 예약해둔 상황이라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K-1 비자는 미국 시민권자의 외국인 약혼자가 미국에 입국해 90일 이내에 결혼할 수 있도록 하는 비자다. 미국에서 결혼해 영주할 목적인 경우 신청할 수 있다.

27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서 단기 출장(B-1), 학생(F-1) 등 비이민 비자 신청자들이 면접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지난 2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예정된 이민 비자 면접을 중단했다. 단기 출장·학생·단기취업 등 비이민 비자 면접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지만, 심사 강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사진=뉴스1.

이번 조치는 이민 비자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학생비자(F-1·J-1)나 관광·상용비자(B-1·B-2) 등 비이민 비자 면접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비이민 비자 신청자들도 향후 일정 변경이나 발급 지연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날 주한 미국대사관을 찾은 비자 신청자들도 불안감을 드러냈다. 주재원 비자(L-1)를 신청한 30대 정모씨는 "미국 근무 발령을 받아 3년 정도 거주할 예정"이라며 "비자 발급이 늦어져 예정된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 봐 오는 길 내내 불안했다"고 말했다.

J-1 비자로 단기 유학을 준비 중인 30대 한모씨는 "인터뷰 날인데 이민 비자 발급을 중단한다는 뉴스에 심장이 철렁했다"며 "비이민 비자까지 막는다는 이야기도 나와 불안했다"고 했다. 교환학생을 앞둔 김호성씨(22)는 "안 좋은 소식이 계속 들려 서류를 더 꼼꼼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전날 "전 세계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비자 심사 강화 교육이 시작됨에 따라 비자 면접 관련 일정이 일괄 조정된다"고 발표했다. 국무부는 교육의 구체적인 일정이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의 공공복지 혜택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은 신청자를 가려내고 비자 신청자를 보다 종합적이고 일관되게 심사할 수 있도록 영사 담당자들을 교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비자 관련 규제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국무부는 최근 B-1·B-2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뒤 망명을 신청했거나 준비 중인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자를 일괄 취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상자는 약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토안보부도 전문직 비자(H-1B) 신청자에게 10만3265달러(약 1억4300만원)의 수수료를 내도록 하는 규정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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