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뉴스 기사에 '양아치'라는 표현이 담긴 댓글을 달았더라도 정치적 입장에 대한 비판 과정에서 나온 표현이라면 모욕죄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50대 김모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김씨는 2022년 2월5일 한 포탈 사이트 뉴스에 '양아치가 양아치 지지한다는 게 기사거리가 된다고?'라는 댓글을 달았다. 검찰은 이 표현이 기사에 등장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보고 김씨를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 법원은 김씨에게 모욕죄를 인정하고 벌금 50만원을 선고했고 2심도 김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상대방이 불쾌하게 느낄 만한 표현을 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맥락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해당 기사에 김씨의 댓글을 비롯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댓글이 다수 달려 있었다면서 모욕죄를 인정할 것인지는 또 기사의 내용과 특성, 김씨가 댓글을 작성하게 된 경위, 댓글의 전체적인 맥락과 표현 방식, 피해자가 공인으로서 갖는 지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인터넷 뉴스 댓글 창이 정치적 공론의 장으로 기능한다면서 해당 댓글은 김씨의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낸 것으로 봤다. 대법원은 해당 댓글이 개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의 모멸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표현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비록 표현이 다소 정제되지 않았더라도 이를 곧바로 모욕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