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도 되지 않은 영아를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아버지와 남편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어머니에게 내려진 징역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해자의 아버지 A씨에게 징역 10년, 어머니 피고인 B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부부인 A씨와 B씨는 2023년 5월 미숙아로 태어난 피해자를 양육했다. 피해자는 같은 해 7월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퇴원할 당시 생후 2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상태였다.
A씨는 B씨가 2023년 6월 말부터 콜센터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육아를 전담하게 됐다. 하지만 피해자가 자주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같은 해 7월10일부터 20일 사이 안방에서 피해자의 머리와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왼쪽 다리를 체중으로 누르거나 비트는 등의 폭행을 했다. 피해자는 이로 인해 두개골 골절과 경막하 출혈, 대퇴부 골절 등의 상해를 입어 결국 두부 손상과 그에 따른 화농성 뇌수막염으로 치료를 받다가 7월25일 사망했다.
B씨는 남편이 피해자를 때리는 등 학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제지하거나 피해자를 다른 곳으로 분리하고 치료받게 하는 등의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B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재범예방강의 수강과 5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스스로 목을 가누기도 어려운 생후 2개월 미만의 영아였다면서 피해자에게 두개골과 대퇴골 골절 등이 발생한 것은 인위적인 강한 외력에 의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B씨의 방임 혐의에 대해서도 그가 남편의 학대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봤다. 실제 B씨와 A씨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에는 B씨가 A씨에게 '그만 좀 때려, 애 잡겠다'고 말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B씨가 A씨의 폭행을 막거나 피해자를 분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 측은 피해자의 상해와 사망이 자신의 폭행이 아니라 진료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과실 등 다른 원인 때문일 가능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 법원 역시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며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 대법원은 A씨의 학대 행위와 피해자의 상해·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B씨에게 남편의 학대 행위를 인식하면서도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방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본 원심 판단에도 법리오해가 없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