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안 하니 검사 줄여야"…사건 지연·신규 임용 차질 우려도

양윤우 기자
2026.09.14 16:51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다음달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검사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정원 감축이 현실화하면 신규 검사 임용 기회가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소청 출범하면 상당수 검사가 기소 판단에 투입될 수밖에 없어 검사 정원 감축은 사건 처리 지연과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공소청 출범 이후 업무 분석과 외부 연구용역을 거쳐 검사 정원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법무부가 지난 4일 입법예고한 공소청 직제안에는 일반직 정원을 8414명에서 6120명으로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 관련 부서의 수사관·실무관 정원은 4284명에서 2133명으로 절반 축소하도록 했다. 반면 검사 정원은 2292명으로 유지했다. 검사 정원은 검사정원법에 정해져 있어 이를 바꾸려면 개정안을 입법예고해야 한다.

이에 여당을 중심으로 검사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한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7일 "수사 권한과 기능이 폐지된 만큼 검사의 수도 대폭 축소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0일 실제 필요한 인력을 기준으로 공소청 직제안 등을 수정·보완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이 맡던 수사 업무가 경찰·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으로 넘어가는 만큼 인력 배치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검사 정원 축소 주장의 논거다. 기존 검사 정원을 유지하려면 각 직무에 몇 명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근거부터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수사 기능이 사라져도 기소 판단과 재판 준비 업무가 남아 검사 정원을 일률적으로 줄이기 어렵다는 반박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현재 공판 검사들이 재판을 맡을 수 있는 것은 수사 부서 검사들이 기록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범죄 사실과 증거를 미리 정리해주기 때문"이라며 "공소청이 되더라도 이런 사전 작업은 그대로 남는다. 금융·사이버범죄처럼 기록이 방대한 사건까지 고려하면 지금 법정에 출석하는 검사 수만으로 전체 필요 인력을 계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선에선 실제 근무 인원은 정원보다 적을 수 밖에 없고 경력 구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진영 광주지검 순천지청 부장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망에 평검사 정원은 26명이지만 실근무 인원은 12명에 그치고 이 중 7명이 초임 검사라고 밝혔다. 그는 "초임·저연차 검사들이 지난해보다 매월 더 많은 사건을 처리해도 미제가 쌓이고 있다"며 "직접 수사 개시를 담당하던 인지부서가 처음부터 없었던 지청의 경우 공소청이 되더라도 검사들의 업무 부담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고 했다.

검사의 정원 감축이 공소청의 신규 임용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감축된 정원이 현원보다 적으면 경과조치 등이 없는 한 결원이 생길 때까지 신규 임용이 제한될 수 있다. 검사는 법에 따라 신분이 보장돼 정원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현직 검사를 곧바로 면직하기 어렵다. 다른 기관으로의 이동도 당사자의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

결국 퇴직·사직 등으로 나가는 사람이 생겨야 임용 기회가 생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를 준비해온 로스쿨생 등에게 검사 정원 감축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셈이다. 한 법조인은 "검사를 준비하는 로스쿨생들은 기회를 빼앗기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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