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업계에서 '코인왕', '존버킴' 등으로 불린 시세조종 업자 박모씨가 수천억원대 코인 사기 혐의로 넘겨진 재판에서 1심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사는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배임과 사기 등 핵심 혐의에 대해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서보민)는 15일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사기,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박씨와 코인 플랫폼 개발사 대표 문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엔터블록 대표 한모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엔터블록 관계자 박모씨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가 내려졌다. 코인 상장 과정에서 코인원에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는 업무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대금을 실제 프로젝트를 위한 용도로 사용하거나, 프로젝트를 수행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텔레그램 대화방 등을 통해 허위 정보를 공유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각 코인의 수급을 유인하거나 시세를 조작해 피해자들을 기망한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코인을 매수하려는 투자자가 매수 주문을 제출하고 실제 매매 계약이 체결돼 소유권을 취득했다면 그와 같은 시세가 사실과 다르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매수인이 매수한 코인을 시세로 매각하는 데 장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도 했다. 기망행위가 일부 인정되는 측면이 있지만, 피해자들의 착오나 처분 관련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진 않는다는 취지다.
앞서 박씨는 2021년 3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코인 사업을 수행할 의사가 없음에도 스캠코인 '아튜브코인'을 발행해 허위로 공시하고, 시세를 조종해 코인 투자자로부터 약 2600억원을 편취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또 다른 스캠코인 '포도코인'을 발행해 비슷한 수법으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띄워 약 1만8000명의 투자자로부터 809억원을 가로채 216억원의 이득을 취한 혐의로도 지난해 8월 추가 기소됐다. 이후 박씨 등은 진행된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당시 검찰(현재 공소청)은 지난 8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씨에게 징역 20년에 추징금 약 188억원을 구형했다. 이어 엔터블록 관계자 박씨에겐 징역 7년에 추징금 4억원을, 문씨에겐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씨에게는 징역 7년에 추징금 4억원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