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학교지원월간을 명분으로 여성 교원들에게 수업 중 치마를 입으라고 강요해 현장에서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지원월간은 기관과 기업소가 지정된 학교를 찾아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도록 독려하는 제도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함경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함흥시 당위원회가 이달 초 일부 학교를 시찰한 뒤 여성 교원들의 바지 차림을 문제 삼아 학교 측을 질책했다고 지난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학교지원월간을 맞아 학교를 방문한 시당 간부는 여성 교원들이 바지 입고 수업하는 모습을 보고 "옷차림이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교원들은 수업을 마친 뒤 농촌 지원 활동에 동원될 예정이어서 활동하기 편한 바지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각 학교에는 '여성 교원들은 수업 시간에 반드시 치마를 입어야 한다'는 지시가 내려졌다. 학교지원월간에는 학교에 교육 물자를 지원하는 기관과 기업소 관계자들의 방문이 잦은 만큼 교원들이 단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다.
함흥시 성천강 구역의 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교장은 여성 교원들에게 "평소에 바지 입는다고 뭐라 한 적 있냐"며 "간부들이 드나드는 지금만이라도 치마를 입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업이 끝난 뒤 농촌 지원 활동에 동원되는 교원들에게는 복장 규제가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치마를 입고 출근했다가 활동에 나서기 전 바지로 갈아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탈의 공간도 충분하지 않아 일부 교원들은 학생들을 복도에 세워둔 채 빈 교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학교지원월간의 실효성을 둘러싼 불만도 나온다. 간부들의 방문과 외형적인 점검에 치중할 뿐 실제 교육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실질적으로 학교나 학생들에게 도움 되는 것은 없는데 옷차림을 단정하게 하라고 교원들을 들볶으니 '이런 월간은 없는 게 낫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농촌 학교들은 간부들이 잘 찾아오지 않아 '오히려 변두리 학교가 좋다'고 말하는 교원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