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차 뜨자" 무차별 폭행 20대 징역 6년...피해자는 7명 살리고 떠났다

윤혜주 기자
2026.10.21 07:55
30대 남성을 무차별 폭행해 뇌사에 이르게 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30대 남성을 무차별 폭행해 뇌사에 이르게 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최근 광주고법은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20대 남성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6년의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1월18일 전남광주 한 술집 앞에서 30대 남성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와 B씨는 당시 처음 만난 사이였다. 두 사람은 술을 마시던 중 시비가 붙어 술집 밖으로 나왔고, A씨가 B씨에게 "야차(맨손 격투) 뜨자"며 싸움을 제안했다.

A씨는 휴대전화 녹음 기능을 켠 뒤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말했고, B씨에게도 싸움에 동의한다는 말을 요구했다.

이후 A씨는 B씨 얼굴을 10차례 이상 때렸으며 B씨가 쓰러진 뒤에도 발로 걷어차는 등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뇌출혈에서 회복하지 못했고, 지난 2월6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사건 당일은 B씨가 여동생 생일 기념으로 가족들에게 밥을 사기로 한 날이었다. 여동생은 "곧 생일도, 함께하기로 한 약속도 다 잊고 그저 오빠가 살아 돌아와 주기만을 빌었다"고 했다.

B씨는 잠시 의식을 회복했을 때 어머니에게 "사랑한다. 고생 많았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또박또박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의료진 설명을 들은 B씨 어머니는 생전 B씨의 뜻대로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B씨는 심장과 폐, 간, 신장, 안구 등을 기증해 환자 7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피해자와 유족에게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춤을 추는 공간에서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며 우발적인 다툼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A씨가 B씨를 CCTV가 없는 공간으로 불러낸 뒤 싸움에 동의한다는 B씨 발언을 녹음하려고 한 점 등을 토대로 "단순히 우발적으로만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 방법과 피해 결과, 유족의 고통 등을 고려해 권고형 상한을 넘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 측과 검찰 모두 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원심 형이 적정하다며 양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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