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휴머노이드 등 범용 로봇 개발을 지원하는 AI(인공지능) 플랫폼을 대폭 확장하며 피지컬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LG전자와 미국 로봇 자회사 베어로보틱스도 엔비디아의 로봇 생태계에 참여했다.
엔비디아는 2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GTC 베를린 2026'에서 오픈 로보틱스 개발 플랫폼 '아이작'의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로봇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생성부터 가상환경 시뮬레이션, 실제 현장 배포까지 개발 전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범용 로보틱스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로보틱스 분야의 챗GPT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자에게 모델과 데이터, 시뮬레이션 도구, 컴퓨팅 시스템을 제공해 세계 주요 산업 전반에 피지컬 AI를 구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LG전자와 베어로보틱스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엔비디아가 공개한 '심레디 센트럴 라이브러리'에 시뮬레이션용 자료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라이브러리는 로봇과 공장 설비 등을 가상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2000개 이상의 자료를 제공한다. 개발자들은 실제 로봇을 제작하거나 공장에 설치하기 전에 가상환경에서 움직임과 작업 수행 능력을 시험할 수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경영권을 인수한 미국 로봇기업 베어로보틱스는 엔비디아의 로봇 AI 모델 '아이작 GR00T'를 활용한다. 자체 로봇 플랫폼 '키노-2'를 기반으로 물류·산업 현장에 필요한 작업 능력을 추가 학습시키고, 'KR1'의 주변 환경 인식과 AI 모델 실행 성능도 개선한다.
엔비디아는 로봇 학습 프레임워크 '아이작 랩 3.0'과 AI·센서·제어 시스템을 연결하는 '아이작 OS'도 공개했다. 여러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활용해 로봇을 학습시키고 가상환경에서 익힌 동작을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과정을 지원한다.
휴머노이드 개발을 위한 하드웨어 플랫폼도 선보였다. 독일 애자일 로봇이 공개한 '애자일 원 SN'은 키 1.4m, 무게 40kg의 휴머노이드에 엔비디아의 젯슨 토르와 GR00T를 결합한 제품이다. 기존 수주가 걸리던 개발환경 설정을 수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출시는 내년 초로 예정됐다.
ABB 로보틱스와 쿠카, 뉴라 로보틱스 등 유럽 주요 로봇기업들도 엔비디아 기술 활용을 확대한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공급을 넘어 로봇의 학습·시뮬레이션·제어를 아우르는 개발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