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형 집 마련, 간호도 했는데…"나 죽으면 누가 돌봐" 살해한 동생

류원혜 기자
2026.10.30 14:37
오랜 기간 간병해 온 쌍둥이 형을 흉기로 살해한 50대 남성이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오랜 기간 병간호해 온 쌍둥이 형을 흉기로 살해한 50대 남성이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30일 뉴스1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 22일 오전 3시30분쯤 경기 오산시의 한 빌라에서 잠을 자던 쌍둥이 형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직후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출동한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뇌전증 등을 앓던 형에게 집을 마련해 주는 등 오랜 기간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병간호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수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 목숨을 끊으려고 마음먹은 상태였다"며 "내가 죽으면 형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수면제 등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범행했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최근 사업 악화로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겪었고, 수면제 복용량을 늘리면서 기억을 잃는 등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오랜 기간 피해자를 부양해 온 만큼 범행으로 얻을 이익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8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생명 침해는 어떤 방법으로도 회복이 불가해 용납이 안 된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찌르는 등 잔혹한 방법으로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장애가 있는 형을 부양하던 중 평소 앓던 정신질환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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