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실에 침입해 여교사 텀블러에 체액을 넣고 달아난 고교생 피의자에게 경찰이 성범죄 혐의를 새롭게 적용했다.
4일 뉴스1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강제추행 미수 및 스토킹, 건조물 침입, 재물손괴 등 혐의로 10대 A군을 제주지방공소청에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A군은 지난 4월 서귀포시 한 초등학교 교실에 침입해 피해 여교사 B씨의 텀블러에 자신의 체액을 넣은 혐의를 받는다.
약 두 달 뒤인 지난 6월에는 다시 학교에 침입해 의자, 바닥에 소변 테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장기간 병가를 냈으며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경찰은 성범죄 혐의 없이 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만 적용했다. 그동안 이 같은 범행은 물건의 효용을 해쳤다는 판단에 따라 재물손괴 혐의로만 처벌받아 온 점이 반영됐다.
실제 2023년 9월 경남 지역에서 한 남학생이 여교사 텀블러에 체액을 넣은 유사 범죄가 있었지만 성범죄로 처벌받지는 않았다. 현행법상 신체적 접촉이 없으면 성범죄로 처벌할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이를 뒤집을 수 있는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 7월 서울 소재 카페에서 손님인 피고인이 사전에 준비한 자신의 정액을 음료에 몰래 타 여성 업주로 하여금 마시게 한 사건에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피해자가 커피를 마신 뒤 극심한 육체·정신적 고통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강제추행죄의 폭행에 해당할 수 있고, 의사에 반해 체액을 마시게 한 행위는 그 자체로 성적수치심을 일으키게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법원 판례 등을 토대로 A군에게 성범죄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B씨와 체액이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강제추행 미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