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일명 '조작기소 특검법' 본회의 처리를 추진하면서 법조계에서 재판 개입 우려가 거세지고 있다. 대장동 개발과 쌍방울 대북송금 등 아직 법원 결론이 나지 않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이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돼서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의 수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특검이 결론을 내리면 재판부에 적지 않은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회는 5일 본회의에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ㆍ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조작기소 특검법)을 상정했다.
법안에 명시된 수사 대상 12개 항목 가운데 6개가 이 대통령과 직접 관련돼 있다.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성남FC 후원금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당초 법안엔 특검이 이미 재판에 넘어간 사건을 넘겨받거나 기소를 유지할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포함됐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면서 민주당은 이를 삭제했다. 수사기관이 증거를 조작하거나 진술을 회유했는지 밝히는 데 집중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특검이 기존 기소를 직접 취소하지 않아도 수사 결과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한 법조인은 "만약 특검이 당시 검찰이 사건 관계자를 회유해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받아냈다고 판단하면 이 대통령 측은 재판이 재개됐을 때 그 결과를 근거로 해당 진술을 증거로 쓸 수 있는지 다툴 수 있다"며 "증거를 받아들일지는 법원이 결정하겠지만 재판부가 판단할 쟁점을 특검이 먼저 결론을 내리는 셈"이라고 밝혔다.
특검 수사가 기존 수사와 겹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2차 종합특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이미 들여다봤다. 법원은 당시 특검의 수사 범위를 벗어난다는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기각했다. 이에 종합특검은 지난 8월 관련 기록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넘겼다.
법무부 산하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도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의 수사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 조작기소 특검까지 출범하면 같은 기록을 검토하고 같은 관계자를 조사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없애자마자 검사를 특검 수사에 투입하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소와 재판을 담당하는 공소청을 출범시켰다. 이번 법안엔 특검팀이 최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아 수사와 기소를 모두 맡도록 했다.
인력 부담도 있다. 조작기소 특검이 출범하면 현 정부 들어 7번째다.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수정안 기준으로 특검팀은 파견검사를 포함해 최대 309명이다. 현재 수사 중인 선관위 특검도 파견검사 정원 20명 가운데 18명만 확보한 상태다. 한 현직 검사는 "일선 공소청에서 검사가 추가로 빠지면 일반 사건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재판을 맡을 인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며 "검사가 남아나질 않겠다"고 지적했다.